세기의 특허재판이었던 ‘애플 대 삼성전자’ 소송의 재판장 루시 고(47·한국명 고혜란) 미 연방지법 판사가 연방항소법원으로 영전하게 됐다고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고 판사를 이달 중 제9구역 연방항소법원 판사에 지명할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본부 청사가 있는 제9구역 연방항소법원은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연방항소법원이다. 알래스카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하와이, 아이다호, 몬태나, 네바다, 오리건, 워싱턴 등 9개 주와 괌, 북마리아나제도 등 2개 준주(準州)를 관할한다.
현재 연방수사국(FBI)이 고 판사 지명에 대비해 신원조회를 하고 있으며 미국변호사협회(ABA)도 백악관에 제출할 평가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고 판사의 연방항소법원 판사 지명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으나, 연방 상원 청문회가 변수다. 하지만 고 판사의 평판이 좋고 논란의 소지가 별로 없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워싱턴시에서 태어난 고 판사는 하버드대 학부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후 연방 법무부, 로펌, 연방검찰 등에서 일했으며 2008년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라라카운티 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됐다. 고 판사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 판사로 임용되면서 첫 한국계 미국 연방지법 판사가 됐다. 고 판사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제9구역 연방항소법원 허버트 최(1916∼2004ㆍ한국명 최영조) 판사에 이어 한국계 중 두 번째로 미국 연방항소법원 판사가 된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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