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회고록 감상문 쓰게 한 교수 유죄 확정

게티이미지코리아.

수강생들에게 북한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도록 한 교수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국가보안법상 찬양ㆍ고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울산대 교수 이모(59)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씨에게 북한을 찬양하는 자작시 등을 보낸 소설가 서모(53)씨에게도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다.

이씨는 2007년 1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 김 주석의 회고록인 '세기와 더불어’를 읽도록 하고 131명으로부터 감상문을 제출 받은 혐의다. 감상문 내용에 따라 학점을 주겠다는 이씨의 말에 따라 일부 학생은 “김일성 장군님의 참된 인간미였고, 두 번째로 드는 생각은 가려지지 않는 민족애였으며, 마지막은 진실된 문장으로 가득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감상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씨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배치되는 자료를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도록 하고, 자신의 사상에 맞춰 작성되도록 직·간접적으로 유도한 것은 대학 자율권이나 학문·강의 자유를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