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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의 끝판왕 ‘SM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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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의 끝판왕 ‘SM6’

입력
2016.02.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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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 에버랜드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는 SM6.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경기 용인 에버랜드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는 SM6.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준중형 엔진에 중형 차체.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단 번에 “안 봐도 ‘매가리’ 없을 것”이라 평가할 것이다. 차체는 무거운데 작은 엔진을 달았으니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런데 1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르노삼성자동차의 ‘SM6’는 이런 고정관념을 완벽하게 깨뜨렸다. 게다가 인테리어 소재와 옵션은 고급차에 견줄 만하다.

2일 ‘SM6’의 주행성능을 시험해봤다. 서울 양재동 aT센터를 출발, 용인 에버랜드를 거쳐 경기 기흥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를 왕복하는 150여㎞ 구간이었다. 갈 때는 2.0 GDe, 올 때는 1.6 TCe 모델을 탔다. 풀 옵션이 갖춰진 시승차 가격은 2.0 GDe RE 트림 2,995만원, 1.6 TCe RE 트림 3,250만원이다. 1.6이 2.0보다 비싸지만 다운사이징 엔진을 장착해 마력과 토크가 각각 30% 가량 높다.

‘SM6’를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간 주행등이다. 헤드라이트 윗부분부터 시작해 앞 범퍼를 파고 들면서 큰 ‘C’자 형태로 강인한 인상을 준다. 오른쪽과 왼쪽 주간 주행등으로 시야를 넓혀 보면 대괄호([ ])의 모습이어서 ‘이 괄호 안에 모든 것을 담았다’는 느낌을 준다.

SM6 앞모습.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SM6 앞모습.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차체는 넓고 낮다. 그릴 중앙 르노삼성 로고의 양쪽 끝에서 시작한 두 개의 선과 헤드라이트와 그릴이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한 선이 보닛을 거치면서 넓어져 넓은 차체에 다이내믹함을 살렸다. 옆에서 보면 앞 타이어부터 범퍼 끝까지 길이가 일반 세단들보다 짧다. 조종성을 살린 디자인이다.

AㆍBㆍC 필러로 이어지는 프레임과 지붕 연결부위를 플라스틱 등 다른 소재로 감싸지 않고 레이저 용접으로 마무리 해 이질감 없이 완성도를 높였다. 최근 국제자동차페스티벌(FAI)에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로 선정된 디자인이니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스포츠 모드에서 SM6의 계기판.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스포츠 모드에서 SM6의 계기판.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운전석에 앉으면 7인치 대형 TFT 계기판이 시원하다. 주행모드에 따라 4가지 패턴으로 바뀌는데 컴포트 모드에서는 다른 승용차처럼 속도계 중심으로 표시되다가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분당 엔진 회전수(rpm) 게이지로 바뀌고 에코 모드로 설정하면 에코 주행이 가능한 rpm 영역이 표시되는 식이다. 물론 각 모드별 색깔도 바뀐다.

센터페시아로 눈을 돌리면 8.7인치 대형 화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디오, 공조장치, 서스펜션, 주행모드, 시트 안마기능 등을 스마트폰처럼 터치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덕분에 많이 사용하는 스위치만 센터페시아에 남겨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다. 이 넓은 화면은 네비게이션을 볼 때 진가를 발휘한다.

센터페시아에 장착된 8.7인치 대형 화면. 각종 스위치 조작기능을 넣어 센터페시아가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센터페시아에 장착된 8.7인치 대형 화면. 각종 스위치 조작기능을 넣어 센터페시아가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시동 버튼을 누르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반사판이 계기판 위쪽에서 튀어 나온다. 앞 유리를 반사판으로 사용하는 방식보다 단가는 저렴하지만 햇볕이 앞 유리를 바로 비출 때는 별도의 반사판을 사용하는 방식이 시인성이 좋다.

드디어 출발. 가속 페달을 밟으면 툭툭 치듯 가볍게 나갔다. 지하주차장의 오르막에서도 힘이 부친다는 느낌은 없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멈칫 하는 것이 변속기와 구동축이 계속 붙어 있는 듯했다. 계기판을 보니 붉은색. 아뿔싸 스포츠 모드였다.

기어 변속레버 뒤쪽 조그셔틀 밑에 달린 멀티센스 버튼을 눌러 대형 화면에 펼쳐진 다섯 개의 주행모드 중 컴포트를 선택했다. 손 가락을 두 번 움직였을 뿐인데 계기판은 빨간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뀌고 서스펜션은 부드러워졌다. 변속 시점은 좀 전보다 당겨졌고 핸들링도 한층 편안해졌다. 고속 주행에 딱 맞는 모드였다. 엔진룸, 대시보드, 휠하우스, 바닥 등 곳곳에 흠읍재를 넣어 실내는 매우 정숙했다. 다만 시속 110㎞를 전후해 A필러 근처에서 시작하는 풍절음이 거슬리는 정도였다.

영동고속도로 마성IC를 나와 에버랜드를 끼고 달리는 와인딩 코스에 접어들었다. 미술관 옆을 돌아가는 길이라 평소 차량통행이 뜸한 곳이고 기자의 몸은 차에 적응이 됐으니 속도를 줄일 생각은 없었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그대로 첫 번째 코너로 진입했다.

코너 진입 직전 브레이크 페달을 깊게 밟은 뒤 스티어링 휠을 90도 가까이 왼쪽으로 틀었다.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브레이크는 적절하게 속도를 줄여줬고 차 앞머리는 유연하게 코너의 끝으로 향했다. 다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코너를 탈출했다. 급회전 하는 구간을 서너 번 돌아 나가는 동안 뒷바퀴가 뜨거나 미끄러지는 불상사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서스펜션은 단단하게 차체를 지탱했고, 조향장치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토션빔에 AM(Adaptive Motion) 링크 기술을 결합시킨 후륜 서스펜션의 성능이 돋보였다.

르노삼성이 5년 만에 국내 시장에 내놓은 완전 신차 ‘SM6’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이 보이는 차다. 국내 중형 자동차 시장에서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소비자들의 괜찮은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는 데 의미가 크다.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은 “그간 국내 중형차 시장이 줄어들었던 것은 높아지고 있는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업체들의 책임”이라며 “SM6로 고객들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SM6는 사전계약 첫 날에만 1,200대가 넘는 실적을 보였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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