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검사외전' 강동원 "열일해서 소동원 이래요"
▲ 쇼박스 제공
벌써 30대 중반이다. 아직도 '늑대의 유혹'의 우산 속 해맑은 미소가 생생한데, 12년 전 이야기란다. 외모는 그대로지만 배우 강동원의 위치는 달라졌다. 꽃미남 스타는 옛말이 됐다. 배우라는 한 단어로 수식된다. 최근에는 한류 본거지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배우 인생을 새롭게 도모하고 있다. 강동원은 "지금이 딱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해야 할 일도 많고, 할 수 있는 일도 많다"고 했다. 그 첫 단추는 3일 개봉하는 '검사외전'이다. 극중 사기 전과9범 한치원 역을 맡아 필모그래피 중 가장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보여준다.
-이일형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걱정은 없나.
"이 감독과 '군도'로 인연을 맺었다. 조감독이었는데 현장 진행을 잘했다. '이 양반 영화 좀 찍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마침 시나리오가 왔다. 어떤 분이 안전한 선택만 하는 거냐고 묻던데 아니다. 역할과 캐스팅을 떠나 시나리오가 좋으면 한다."
-흥행을 예감하나.
"대체적으로 상업적이라는 반응이다. 나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아서 기분이 좋다. 알아서 잘 굴러가겠다는 직감이 든다. 반면 기대치가 너무 높아 무섭다. 황정민 선배가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내 전작 '검은사제들'도 잘됐고…."
-캐릭터가 심상치 않다.
"지금과는 또 다른 캐릭터라 도전할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하트 같은 능청스러운 모습이 많다. 셔플댄스를 추는 장면이 있어 엄청 연습해갔는데 막상 잘 안됐다. 막춤으로 바꿨다. 현장 분위기가 좋지 않길래 분위기 띄운다고 더 열심히 췄다."
-키스신도 세다.
"원래 없었는데 현장에서 갑자기 만들어졌다. 내용 흐름상 진한 키스가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상대 배우 분도 민망했을 거다. 말 한마디 안 해보고 키스신을 찍었고 그 이후에도 대화가 없었다."
-외모로 주목받는데.
"꽃미남 캐릭터를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내가 할 수 있어 고맙다. 내가 가진 것 안에서 외모 이야기를 넘어서는 게 숙제다. 그런 도전들이 재미있다."
▲ 쇼박스 제공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난 원래 재미있는 사람이다. 거절할 땐 또 칼 같은 면도 있다. 한치원과 일부 비슷하지만 워낙 캐릭터가 튄다. 수위조절이 힘들었다. 영어를 하는데 개그프로그램 느낌이 날까 봐 조심했다."
-원래 영어를 좀 하지 않나.
"술 마시고 놀 정도로 구사한다. 영어 실력을 크게 요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재미있게 풀었다. 발음도 더 재미있게 꼬아보면서 경상도 억양의 영어를 했다."
-연달아 남남케미인데.
"솔직히 여자 분이면 더 좋겠다(웃음). '의형제' '군도' '검은사제들' 등 남자 선배들하고 붙으면 이상하게 잘 된다. '검사외전'도 시즌2 이야기가 나오는데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치밀한 범죄영화가 아니라 걱정이다.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제쳐뒀다."
-공공재라서 그런 것 같다.
"그런가? 지금 찍고 있는 '가려진 시간'은 멜로다. 디테일을 많이 요구하는 작품이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3월 말엔 이병헌, 김우빈과 '마스터' 촬영에 들어간다."
-이렇게 일하는 이유가 있나.
"소처럼 일한다고 '소동원'이 됐다. 10년 넘게 이 페이스로 가니까 이제야 알아봐준다. 준비 기간 두 서너 달 외에 쉰 적이 없다. '전우치'만 시나리오가 늦어서 1년을 기다렸다. 계속 이런 패턴으로 일하고 있다."
▲ 쇼박스 제공
-영화로만 만나서 그런가.
"드라마 (출연) 생각도 있다. 제작 과정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들었다. 러닝타임 2시간이 아쉬울 때가 많다. 10시간짜리 영화를 찍어보면 어떨까, 드라마 쪽과 협업하면 어떨까 여러 생각을 한다. 아직 재미로 이야기하는 수준이다."
-열일의 원동력이 있다면.
"일이 진짜로 재미있고 즐겁다. 또 주변의 기대다. 내가 받는 만큼 열심히 일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못 할 것 같아? 두고 보자' 하는 마음도 도전욕구를 자극한다."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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