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영훈 9단
흑 강병권 4단
<장면 11> 이 바둑은 흑이 중앙 백 대마를 잡고 바둑을 끝낼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강병권이 제대로 수 읽기를 하지 못하고 연거푸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아쉽게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1부터 6까지 진행된 다음 7로 이은 게 흑의 마지막 패착이다. 이 장면에서 흑의 정확한 응수는 <참고도> 1, 3으로 중앙 백 대마를 바로 잡으러 가는 것이었다. 백이 4, 6으로 끊은 다음 7 때 8, 10으로 계속 수를 조여도 11로 빠져나오면 흑의 수가 한 수 늘기 때문에 결국 백 대마가 고스란히 잡힌다. 그랬으면 물론 바둑은 여기서 끝이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강병권이 이 수를 보지 못하고 덜컥 7로 잇는 바람에 박영훈이 재빨리 8로 차단해서 거꾸로 흑돌이 잡히고 말았다. 이후의 수순은 강병권이 아쉬운 마음에 그냥 몇 수 더 둬본 것에 불과하다. 9로 쳐들어가서 하변 백돌 전체를 공격해 봤지만 10~14로 응수해서 그만이다. 결국, 강병권이 더 버티지 못하고 잠시 후 돌을 거뒀다. 182수 끝, 백 불계승. 박영훈이 막판에 행운의 역전승을 거두고 힘겹게 8강에 진출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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