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휴대폰 등을 판다고 속여 수백 만원을 가로챈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중고나라’ 등에서 아이폰5와 갤럭시S6, 고가의 패딩 점퍼 등을 판다고 허위 글을 올린 뒤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양모(24ㆍ무직)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해 6월부터 1월까지 물건 판매 글을 올리고 돈만 받은 뒤 물건을 보내지 않는 수법으로 50여명으로부터 956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는 지인과 페이스북 친구에게 “인터넷 쇼핑몰 운영과 홍보를 위해 아이디가 필요하다”고 속여 인적 사항을 알아낸 뒤 중고거래 앱에 가입, 판매 글을 올렸고 휴대폰도 개통해 범행에 사용했다.
양씨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법을 활용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사진으로 판매글을 올린 뒤 포장된 박스 사진을 찍어 보내며 “곧 배송할 예정”이라고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수금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이들에게 “돈 받을 일이 있는데 통장거래가 막혔으니 대신 받아 인출해달라”고 속여 수수료 명목으로 건당 1만~2만원 가량을 제하고 돈을 전달 받았다. 이들을 보이스피싱처럼 인출책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양씨는 건당 15만~30만원 가량을 챙겼다.
피해자들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같은 번호를 쓰는 휴대폰 판매 글이 올라오자 이를 추적해 지난달 29일 양씨를 검거했다. 조사결과 양씨는 같은 혐의의 전과 3건을 포함, 총 15차례 범죄 수사 경력이 있고 5건의 수배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몇 차례 범죄를 통해 지능화한 보이스피싱형 사기 수법을 사용했다”며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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