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가 소두증 유발 요인으로 의심되는 지카바이러스가 미주에서 남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으로 퍼질 우려가 있다며 글로벌 대응팀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WHO는 “선천적 기형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지카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글로벌 대응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회도 240만 스위스프랑(약 236만 달러)을 긴급 편성해 WHO 지원에 나섰다.
앤서니 코스텔로 WHO 모자청소년보건부문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남미에서 유행 중인 지카바이러스가 다른 대륙에서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스텔로 부문장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가 아프리카 대부분과 남유럽, 아시아 많은 지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지카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없는 인구 거주지로 이 바이러스가 침투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텔로의 지적대로 이미 동남아시아에 있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호주, 서아프리카의 섬나라 카보 베르데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WHO는 과거 서아프리카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때를 반면교사 삼아 세계 각국에 20∼30개소의 감시 사무소를 개설, 지카바이러스 감염자나 소두증 환자 발생 추이 등을 추적·감시할 방침이다. 코스텔로 부문장은 “특히 소득 수준이 낮고 보건체계가 미흡한 국가를 중심으로 감시 사무소를 개설해 지카바이러스와 관련된 변화를 초기에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일 WHO는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카바이러스의 유행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라고 선포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