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직접 만나 설득도
“경제팀 수장 본 역할 방기” 지적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일 국회의 경제관련 법안 통과에 ‘올인’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국민 호소문과 경제단체장 간담회를 통해 각종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강하게 요구하는 동시에, 국회에서는 여야 지도부를 만나 쟁점 법안의 처리를 요청했다.
유 부총리 등 6개 경제부처 장관들은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상의 회장 등 6개 경제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유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외에도 많은 경제ㆍ민생 법안들이 대기 중”이라며 “국회가 수많은 기업ㆍ국민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특히 “일자리를 원하는 국민의 마음이 입법촉구 1,000만 서명운동으로 표출되었다”며 경제단체 주도로 이뤄지는 서명운동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날 대한상의에 마련된 입법촉구 서명운동 본부를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전날 경제부처 장관들과 함께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서도 “많은 경제ㆍ민생법안이 국회에서 켜켜이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마음껏 일한 후 결과로 평가받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 및 일부 지방자치단체 청년지원 방안과 관련해서는, 야권 출신 일부 교육감과 지자체장들을 비판했다.
이러한 장외에서의 압박과 별도로 여야 지도부를 직접 만나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법안 처리를 요청했다.
유 부총리가 취임 이후 줄곧 법안 처리에만 매달리면서 국내외 악재가 즐비한 상황에서 경제팀 수장의 본 역할을 방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부총리가 야당 탓만 하며 선거운동을 하지 말고, 자기 말처럼 정말 일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며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구조조정, 금융개혁 등 정말로 중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이 없이 입법을 안 해 줘 일 못하겠다는 얘기만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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