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자 부재로 빚어진 세종시의 ‘공공의료 공백’ 사태가 충남대병원의 참여로 돌파구를찾게 됐다. 충남대병원은 세종시가 제안한 ‘노인성 전문 질환 병원’ 에 진료과목을 추가하는 등 적극적인 운영 의지를 보이고 있다.
2일 세종시에 따르면 4일 오전 충남대병원과 세종시립의원 운영 등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충남대병원은 2015년까지 3년 간 조치원읍 세종시립의원을 운영한다.
충남대병원은 일반 가정의학과 진료는 물론, 충남대병원이 제안한 노인성질환통합관리센터와 정신건강증진센터도 함께 맡는다. 이를 위해 신경과와 노인성질환, 정신건강 의학과 전문의를 파견한다. 두 센터에는 본원 교수를 센터장으로 임명하고, 재활의학과 진료도 추가해 의료서비스를 강화할 참이다.
시는 위탁 운영을 맡은 충남대병원에 인건비 13억 6,400만원, 관리운영비 12억 3,400만원, 기타 2억 6,200만원 등 총 28억 6,000만원을 지원한다.
다만 진료 개시는 이달 중 힘들어 구도심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는 이달 중 일반 가정의학 진료와 정신건강증진센터 진료를 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충남대병원은 인력 충원 문제 등을 들며 다음달이나 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본원의 인력을 세종시립의원으로 보낸 뒤 본원 인력을 새로 채용해야 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원의 인사 정기 인사가 3월이어서 당장 인사를 내는 게 부담스러운 것도 있다.
이번 세종시립의원 운영 수탁으로 충남대병원은 세종시 신도심과 구도심에서 모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특히 2018년 세종시 1-4생활권에 지하 4층, 지상 10층, 500병상 규모의 병원을 건립하면 충남대병원은 세종시 의료의 중추로 우뚝 서게 된다.
충남대병원 권계철 기획실장은 “중부권 대표의료기관으로서 지역의료서비스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세종시립의원 운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또 “일단 운영 방향은 결정된 만큼 인력 확보 등 나머지 절차를 빨리 진행해 진료를 시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 등 전국의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운영 의사를 타진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충남대병원은 2018년 개원하는 종합병원과 맞물려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돼 수탁기관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세종시립의원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대병원과의 재계약 불발로 진료가 중단됐다. 시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수탁기관 모집공고를 냈지만 나서는 의료기관이 없어 진료공백이 지속됐다.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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