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주도해온 국민의당이 2일 대전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안 의원이 지난해 12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 51일 만이다. 원내의석 17석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새누리, 더민주에 이어 제 3당의 지위를 확보했다. 새정치와 중도개혁을 표방한 국민의당이 4ㆍ13총선에서 20석 이상을 얻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양당 체제를 3당 구도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이날 대회에서 천정배 의원이 이끌던 국민회의와 합당을 의결한 뒤 안 의원과 천 의원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안 공동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사람을 바꾸고 판을 바꿔야 진짜 정치가 시작된다”면서 “국민의당은 2016년 한국정치의 혁명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천 공동대표는 “민주개혁의 가치와 비전을 확고히 하면서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정당을 창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두 공동대표의 의욕처럼 기존 양대 정당과 분명하게 차별되는 제3의 정당으로서 새로운 정치의 장을 열어가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창당 추진 초기에 반짝했다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하락일로인 지지율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가 우선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 천 두 공동대표, 그리고 이들과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김한길 의원 간 역할 분담과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 반문(反文. 반 문재인)기치 하에 결합한 여러 이질세력 간 알력을 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민주에 비해 뒤쳐진 인재영입을 서둘러야 하고, 새누리 및 더민주와 차별화한 정체성과 정책노선을 정립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천 공동대표가 주장해왔던 호남 개혁 공천을 무리 없이 해내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호남 자민련’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새정치를 모토로 한다면서도 정작 창당 과정에서 새정치의 감동을 주기는커녕 구태를 보여줬던 것에 대해 뼈아픈 반성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국민의당 창당으로 4ㆍ13총선은 1여다야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야권 성향의 표가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으로 갈리게 돼 새누리당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형세다. 1,000표 안팎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지역이 많은 수도권 상황은 특히 그렇다. 국민의 편에 서서 집권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야당의석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 출범한 국민의당이 더민주와 차별화한 정책과 참신한 인물로 선의의 경쟁을 하되 상황에 따라서는 선거연대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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