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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제3정당 실험’… 安 “총선에 모든 것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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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제3정당 실험’… 安 “총선에 모든 것 걸겠다”

입력
2016.02.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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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천정배(왼쪽) 공동대표와 함께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천정배(왼쪽) 공동대표와 함께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국민의당이 2일 양당구도 개편과 중도개혁 세력의 결집을 위한 제3정당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1995년 자유민주연합 창당 이후 20년 만에 전국 규모의 제3정당이 재등장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총선 여정을 시작했다. 충청권의 중심인 대전에서 창당대회를 연 것은 국민의당 바람을 호남에서 중부권으로, 다시 수도권으로 북상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전국 정당이 중앙당 창당대회를 서울이 아닌 충청권에서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이례적인 대전 창당대회 결정에 대해 “대전 카이스트 교수를 하며 수도권 중심의 사고를 탈피하게 됐다”며 “공정성장론의 상징적인 곳이라 창당대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안 공동대표와 당의 바람과 달리 이날 창당대회에 참여한 8,000여명(추산)은 당 현역 의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호남의 당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체육관 2층에 김한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구 당원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대전 및 충청도당 당원들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아직은 국민의당 바람이 충청권에 안착하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안 공동대표는 “오늘 중앙당이 창당했고, 대전시당도 (금명간) 창당해야 한다. 이후 지역 현안 해법 등을 제시하겠다”며 당의 중원 진출에 의지를 꺾지 않았다.

대회는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의 수락 연설에서 절정으로 달아올랐다. 안 공동대표는 “지금이 저와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며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이번 총선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해가 뜨고 새벽이 와야 어둠이 물러나듯, 낡은 정치는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며 “새로운 길을 열지 못하면 대한민국에 더 이상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온 몸이 부서져라 뛰겠다”고 강조해 환호를 받았다.

천 공동대표는 자신의 기치인 ‘뉴DJ론’의 연장선에서 새 인물 영입을 통한 정치혁명을 언급했다. 그는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들이 국회에 들어오는 정당, 정치를 전면 재구성하고 정치혁명을 이루는 정당을 기필코 만들겠다”면서 “정치란 다른 것을 하나로 모아서 지혜를 창조하는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제3정당 존재감 확보’를 강조한 안 공동대표와는 당 운영 우선순위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는 발언이었다.

국민의당은 창당대회 마지막까지 기성 정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도부가 모두 연단에 서자 “총선에서 열심히 뛰라는 의미”라며 두 공동대표와 김 상임위원장에게 운동화를 선물했다. 미리 운동화 양쪽 끈을 이어 목걸이처럼 만든 뒤 당 지도부의 목에 운동화를 걸자, 당원들은 웃으며 큰 박수를 보냈다.

창당대회를 마치고 나온 당원들은 정치개혁의 희망에 들뜬 모습이었다. 광주의 한 당원은 “옛날엔 야당이 꼬마 민주당이니 대통합민주당이니 하면서 같은 정치인들끼리 슬쩍 당을 나왔다 다시 들어가기를 반복했다”며 “작정하고 3당 한다니까 일단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통합된 자민련은 보수 정당이라 논외로 하더라도, 2004년 열린우리당 창당 사태 이후 2011년 민주통합당이 등장할 때까지 4차례 이뤄진 야권의 이합집산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국민의당 지지의 한 축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대전=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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