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제품 녹인 뒤 일반 차량으로 전국 택배
운송 과정에 부패… 반품하는 일도 벌어져
국내 유통 막창 80%가 수입산
10년 전 ‘대구 10味’로 선정된 대구막창이 위기에 처했다. 일부 막창 유통업자들이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이거나 냉동막창을 녹여 일반 차량으로 전국에 유통시키다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주필)는 냉동막창을 비위생적으로 유통시키거나 원산지를 속여온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위반) 등으로 전모(30)씨 등 막창 유통업자 10명을 적발해 불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냉동막창 404톤을 해동시킨 뒤 냉동설비도 없는 택배나 퀵서비스 등을 통해 전국 막창 판매 식당에 유통시켰다.
이들은 냉동상태로 수입한 막창은 냉동설비가 있는 탑차에 실어 냉동상태로 유통시켜야 하지만 해동실에서 12시간에 걸쳐 녹인 뒤 일반차량으로 유통시켰다. 특히 발송에서 배달까지 2일이나 걸리는 택배로 보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해동 막창은 11월에도 유통 과정에서 부패하는 바람에 요리를 만들 수가 없어 환불ㆍ교환해 준 일도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적발된 10개 업체 중 3개 업체가 냉동보관중인 막창을 수거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 모두 일반세균과 대장균군이 대량으로 검출됐고, 일부 제품에선 식중독균인 살모넬라와 황색포도상구균 등도 나왔다. 특히 황색포도상구균이 뿜어낸 독소는 30분간 끓여도 파괴되지 않고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부 업체들은 또 완제품을 뜯어 재포장하면서 유통기한을 5~10일간 연장해 유통시킨 사실도 적발됐다.
막창은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이지만 시중에 유통중인 막창 중 국산비율이 소막창 4~5%, 돼지막창 31~33% 전체적으로는 국산 비중이 20%에 불과하지만 미국산을 캐나다산과 섞어 캐나다산 또는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일이 많다.
김주필 부장검사는 “원료를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충분히 가열해 조리 후 곧바로 먹으면 인체유해성을 차단할 수 있다”며 “대구막창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비위생적으로 막창재료를 유통하는 업자들을 강력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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