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동주민센터에 사과 50상자 기부
2011년부터 6년째 선행 이어져
명절 때마다 동 주민센터에 이웃을 위한 물품을 놓고 사라지는 광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다녀갔다. 벌써 6년째다.
1일 광주 광산구 하남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5분쯤 주민센터 앞에 5kg짜리 사과 50상자가 가지런히 쌓여 있는 것을 첫 출근자가 발견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내용의 편지나 메모는 없었다.
이 기부자는 2011년 초부터 해마다 설이나 추석이면 간단한 편지와 함께 쌀과 과일 등을 하남동주민센터 앞에 놓고 사라지고 있다. 과거 주민센터나 인근에 설치된 CCTV에 남성이 승합차에서 선물 상자를 내리는 모습이 찍히거나, 공무원이 새벽까지 기다려 배송자를 만난 적도 있지만 단순히 택배를 전달하러 왔을 뿐이라고 해 실제 기부자가 누구인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인적이 드문 밤이나 새벽 일찍 물건만 놓고 사라지는 이 기부자를 ‘얼굴 없는 천사’로 부르고 있다. 하남동주민센터는 얼굴 없는 천사가 전한 사과와 투게더광산 하남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하남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마련한 생필품ㆍ쌀을 기초생활수급자ㆍ차상위ㆍ중증장애인 가정과 경로당 등 100여 곳에 골고루 나눠줄 계획이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훈훈한 마음을 고루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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