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학생들을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학교를 지어줬던 미 제40보병사단 참전용사들이 60여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국가보훈처는 한국전 기간 경기 가평고를 세운 미 참전용사와 가족 40여명이 5박 6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1일 밝혔다. 로런스 하스킨스(육군 소장·사진) 미 40사단장이 인솔하는 참전용사들은 4일 열리는 참전용사 기념비 제막식에 이어 가평고 졸업식에도 참석해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1952년 당시 가평군에 주둔하던 미 40사단장 조지프 클리랜드 장군은 천막 교실에서 학업을 계속하는 한국 학생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학교를 지어주기로 마음 먹었다. 40사단 장병 1만5,000여명도 2달러씩 모아 건립 자금을 보탰다. 학교 이름은 40사단 장병 중 첫 전사자인 케네스 카이저 주니어 하사의 이름을 따 정해졌다. 카이저를 당시 주민들이‘가이사’로 부르면서 가이사고로 명명됐다. 가이사고는 현 가평고의 전신이다. 보훈처에 따르면 40사단 출신의 참전용사와 현역 장병들은 학교 설립 후 꾸준히 장학금을 모아 전달해왔지만, 대규모 인원이 졸업식에 맞춰 방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보훈 민간단체는 학교 주변에 40사단 기념비도 건립했다. 기념비는 성조기 모양의 주탑과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Freedom Is Not Free)’는 문구가 새겨진 기념석 등으로 구성됐다.
미 40사단 참전용사들은 방한 기간 6·25전쟁 직후인 1955년에 설립된 경기 포천시 관인중·고교 졸업식도 방문한다. 관인중ㆍ고교는 가평고를 설계했던 미군 간부가 설계를 맡아 가평고와 똑같은 모양으로 지어진 쌍둥이 학교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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