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곡 권리자의 허락 없이 리메이크를 했다가 혼쭐난 사례가 적지 않다. 리메이크에 대한 질서가 잡히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 많이 일어났다.
서태지는 리메이크에 민감한 가수의 대표격이다. 2001년 이재수가 서태지의 '컴백홈'을 패러디했다가 소송까지 이어졌고, 음원은 잠시 등장하고 사라졌다. 서태지는 데뷔 21년째 되는 해 처음으로 다른 가수에게 리메이크를 허용했다. 성시경이 부르고 '응답하라 1994'에 배경음악으로 쓰인 '너에게'다.
다수의 명곡을 써온 김동률도 리메이크 갈등으로 조명을 받았다. 선배 가수 이은미가 2007년 리메이크 음반을 냈는데 김동률이 발표한 두 곡을 허락 없이 수록시켰다. 당시 김동률은 "사전에 양해나 허락을 받은 경우는 인순이 선배의 '거위의 꿈' 밖에 없다"고 함부로 만들어지는 리메이크 관행을 꼬집었다. 선배 가수가 창피한 그림이 된 이 일은 사전 동의가 중요한 리메이크 문화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으로 남았다.
엠씨더맥스는 2005년 대선배인 조용필의 노래로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하면서 망신을 당했다. 사전 동의 절차를 무시하고 조용필의 리메이크 앨범을 만든다는 홍보자료부터 배포한 게 화근이었다. 조용필은 불쾌감을 표시했고, 엠씨더맥스는 예의 없는 '까마득한 후배'라고 여론의 질타를 당했다.
사전 동의가 필수로 자리잡은 2011년에는 임재범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백지영이 부른 '내 귀에 캔디'를 록버전으로 리메이크했는데, 원저작자인 방시혁 작곡가가 승인을 거부했다. 임재범도 녹음까지 마쳐 앨범까지 제작했지만 시원하게 전량을 폐기하는 결단을 내렸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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