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영훈 9단
흑 강병권 4단

<장면 9> 박영훈이 △로 젖히자 강병권이 단호하게 1로 끊었다. 최강수다. 중앙 백 대마를 다 잡겠다는 뜻이다. 백의 위기다. 박영훈의 별명이 ‘타개의 달인’이라지만 수습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박영훈이 한참 고심 끝에 2, 4를 선수 해서 백 대마의 수를 늘린 다음 6으로 뻗어서 흑의 응수를 살폈다. 다음에 7로 밀고 나오는 수를 노리는 것이다.

그러자 강병권이 얼른 7로 꽉 이어서 지켰는데 실은 이게 흑의 첫 번째 실수다. 지금은 <참고도> 1로 두는 게 최강이자 최선의 응수였다. 이렇게 둬도 역시 백 A로 밀고 나오는 수는 없다. 흑 B로 막은 다음 백 C 때 흑 D로 단수쳐서 그만이다. 그렇다면 백은 이제 2로 뻗어서 반격을 꾀할 수밖에 없는데 흑이 3, 5로 응수한 다음 6에는 7, 9로 처리해서 결국 아무 수도 되지 않는다. 이랬으면 여기서 바로 바둑이 끝날 뻔했다.
실전에서는 박영훈이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8로 뻗은 다음 9 때 10으로 가만히 늘어둔 게 좋은 수다. 다음에 A와 B의 반격 수단을 노리고 있다. 흑의 응수가 쉽지 않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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