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29일 본회의 무산으로 처리가 늦어진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예상된다.
31일 국회의장실과 여야에 따르면 정 의장은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의 경우 지난 23일 여야 원내대표가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고 서명한 합의문이 있는 만큼 직권상정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합의문의 효력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여야 원내대표가 법안 처리에 합의한 상황으로 간주해 심사기일 지정(직권상정)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직권상정을 강행하면 나머지 쟁점법안 협상은 사실상 올스톱하게 돼 정 의장이 실제로 심사기일을 지정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만큼 이를 바로 잡을 정 의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이 필요하다”며 직권상정을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1일 당 차원에서 정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할 것”이라며 “의장이 직권상정 결단을 하면 2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누리당 내부에선 야당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설 민심에 불리한 것은 야당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킬 필요가 없다는 기류도 있다.
반면 더민주는 “정 의장의 직권상정은 불의를 정의로 둔갑시키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직권상정 불가 방침을 밝혔다. 더민주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선거구 획정을 볼모로 쟁점법안을 연계처리하자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29일 본회의 무산 책임을 새누리당에 돌렸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을 창당 중인 안철수 의원은 “1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포함해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의 처리를 촉구한다”며 양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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