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압박하고 비용은 美에… 정부 ‘사드 삼각게임’ 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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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압박하고 비용은 美에… 정부 ‘사드 삼각게임’ 아슬아슬

입력
2016.02.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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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요구하면 도입 협의”

전략적 모호성 입장서 태도 변화

中 상대 대북제재 참여 압박하고

포대당 2조원 비용 美가 부담 메시지

“中 제재용 자인한 격” 외교마찰 우려

정부, 유엔 결의안 전까지 관망 예상

사드 운용 체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한국 배치 논의가 한미중 3국간 미묘한 삼각 게임의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대북제재 동참에 미온적인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사드 배치를 수면 위로 띄운 측면이 다분하지만, 미중 사이의 아슬한 줄타기로 그간 쌓은 외교적 성과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개진된 사드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은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된다”와 “미국 정부의 요청은 없다”로 요약된다. 이는 중국 측에는 ‘여차하면 사드를 도입할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도 미국 측에는 ‘사드를 도입하더라도 주한미군 차원에서 미국 비용으로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해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하면서 “(사드 배치를) 국익과 안보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언급했을 때부터 ‘사드 카드’가 중국 압박용이란 해석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당국자들의 잇단 사드 배치 발언 속에서도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전략적 모호성’ 아래 최대한 침묵했던 것과는 크게 비교되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 내에선 ‘사드 카드’를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을 이끌기 위한 압박용 지렛대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정부는 그러면서 “미국 정부의 요청이 없다. 미국 요청이 들어오면 협의할 수 있다”며 ‘미 정부의 요청’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먼저 사드 배치를 결정해서 요청하면 협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엔 주한미군이 전략적 판단으로 사드 배치를 요구하는 만큼 비용도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함의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사드 배치는 애초 주한미군이 전략 자산 배치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제기한 사안”이라고 말했고, 청와대 관계자도 “사드는 주한미군용”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의 사드 발사 실험 모습.

하지만 미국의 분위기는 이런 한국과는 다르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2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우리가 한국에 요청을 한다고 해서 이뤄지고, 한국이 우리에게 요청을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한미가 양자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사드가 한반도 안보를 위한 것인 만큼 한미가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미국 측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다.

그간 국내에서 사드 논란이 커진 데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뿐만 아니라 포대당 2조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 문제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결국 한미 당국자들의 결이 다른 말은, 한미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두 가지 입장을 통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도출될 때까지 일단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도출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를 본 뒤 사드 입장도 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줄타기가 자기 모순적이어서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정부가 공식 요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우리가 먼저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얘기한 것부터 어설픈 실수라는 것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리가 사드의 안보 필요성을 먼저 거론한 만큼 한미간 사드 협의가 이뤄지면 비용 문제도 정부 뜻대로 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 행태는 국내 안보 차원에서 사드를 도입하는 게 아니라, 중국 견제용이라는 점을 자인한 격이어서 대중관계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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