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시아파 성지 근처에서 연속된 폭탄 테러 공격이 발생해 최소한 45명이 숨지고 11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시리아 정부가 밝혔다. 이번 공격은 유엔 주재 하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 평화회담이 열리기 직전 발생한 것이어서 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31일(현지시간) 다마스쿠스 시내 사이다 자이납 구역 내 버스터미널에서 차량이 폭발하고 뒤이어 주변에 모여든 민간인과 의료진을 겨냥해 2번의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은 “심각한 부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범행을 저지른 주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니파 강경 무장집단 이슬람 국가(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 주장했다고 카타르 방송사 알자지라가 전했다. 와엘 나데르 알할키 시리아 총리는 사나통신에 “이번 공격은 우리가 여러 곳에서 거둔 승리로 사기가 떨어진 비열하고 절실한 테러리스트 일당이 사기를 올리기 위해 저지른 행동”이라 말했다.
테러 공격을 당한 다마스쿠스 남부 사이다 자이납 구역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권을 지지하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조직 헤즈볼라가 검문소를 설치하고 무장요원을 배치해 지키고 있던 장소다. 이 지역에 있는 사이다 자이납 모스크는 이슬람 교조 마호메트의 외손녀 자이납의 묘지로 주장되는 장소로 시아파 무슬림의 대표적인 성지 중 하나다.
이번 테러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정부연합의 대표자들이 유엔의 주도 아래 29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평화회담에 나선 와중에 발생한 것이다. 특히 31일(현지시간) 오후에는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가 시리아 반군 대표인 ‘최고협상위원회(HMC)’ 협상단과 만날 예정이었다. 29일부터 진행된 이번 회담에 시리아 반군 측은 불참을 시사해 왔고 정부 측도 회담에 미온적인 가운데 이번 테러가 발생하면서 IS가 평화회담 방해공작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알아사드 정권 퇴진 운동이 벌어진 후 지금까지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지속됐다. 2014년부터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IS가 세력을 확장하자 국제 여론이 내전을 평화롭게 종식하고 IS를 포위하자는 쪽으로 기울면서 지난해 12월 반군이 현 정권과의 평화 협상에 나서게 됐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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