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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고아 난민 1만명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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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고아 난민 1만명 어디로 갔나

입력
2016.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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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터키에서 출발해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난민 여성이 아기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있다. 레스보스=AP 뉴시스
29일 터키에서 출발해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난민 여성이 아기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있다. 레스보스=AP 뉴시스

최근 유럽으로 흘러 들어온 어린이 난민 1만여명이 도착 직후 사라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모 없이 나홀로 유럽행을 택하거나 도중에 부모를 잃은 ‘고아 난민’ 대부분은 인신 매매 범죄 조직에 의해 성매매나 노예로 팔려나가는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 공동경찰기구인 유로폴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유럽 난민 어린이를 노리는 인신 매매조직이 최근 18개월 동안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유로폴은 유럽 현지에서 이민자들의 불법 밀입국을 돕는 범죄 조직과 난민들을 성 노예 등으로 착취하는 인신매매 조직간의 연결 고리를 밝혀 내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유로폴 관계자는 “인신 매매조직과 밀입국 조직이 서로 끈끈한 연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접점을 와해시키기 위해 수사 계획을 세우는 한편, 관계 기관과의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로폴에 따르면 인신 매매조직은 난민들의 주요 유입로인 발칸 반도와 북유럽, 그리고 주요 경유지인 독일과 헝가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이탈리아와 스웨덴에서만 각각 5,000명과 1,000명 가량의 난민 고아들을 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도 난민 수용소에 도착한 이후 사라진 어린이 수가 지난 해 두 배나 늘었다. 독일과 헝가리에서는 난민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 조직들이 대거 경찰에 붙잡히고 있다.

세계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 유입한 뒤 등록까지 마친 난민 고아는 2만6,000여 명이지만 미등록 어린이까지 합하면 약 27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에게해를 통하는 루트로 인해 난민 고아가 급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수사 당국의 눈에 띄지 않는 어린이가 온 가족을 대표해 먼저 유럽으로 출발한 뒤 정착에 성공하면, 나머지 가족들이 뒤를 따른다는 유형이다.

한편, 스웨덴에서는 복면 괴한 100여명이 난민 어린이를 집단 폭행했다는 증언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스톡홀름 중앙역에서 검은 복면을 쓴 남성들이 ‘난민 어린이를 벌하겠다’는 내용의 선전물을 뿌리며 어린이들을 집단 폭행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선전물에는 “참을 만큼 참았다” “난민 어린이를 보면 벌을 주겠다”라고 적혀 있었다. 사건 직후 네오나치 집단인 스웨덴 저항운동은 “중앙역 일대 북아프리카 이민자 출신 범죄자들을 소탕했다”는 성명서를 뿌렸다. 경찰은 괴한들이 지난 25일 스웨덴 서남부 뫼른달 난민센터에서 발생한 여직원 피살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여직원 M씨는 10대 난민 소년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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