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하나. /사진=KLPGA
'장타 소녀' 장하나(24ㆍ비씨카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파4홀에서 홀인원을 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파4홀 홀인원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단 1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장하나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바하마 파라다이스의 오션 클럽 골프코스(파73ㆍ6,625야드)에서 열린 LPGA 2016시즌 개막전 퓨어 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3라운드 8번홀(파4)에서 티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는 '홀인원 겸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장하나는 218야드로 세팅된 8번홀에서 3번 우드로 티샷을 날렸고 볼은 그린 1m 앞에 떨어진 뒤 6m 가량을 굴러 홀에 들어갔다. 8번홀은 당초 3라운드에서 232야드로 계획됐으나 바람을 고려해 218야드로 수정됐다.
'알바트로스'란 '더블 이글'이라고도 하며 한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홀아웃하는 것을 말한다. 파4홀에서 티샷을 홀에 바로 넣거나 파5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에 넣어야 기록할 수 있다. 장타력은 물론 행운도 따라야 한다. 남자 경기에선 간혹 나오는 알바트로스가 여자 경기에서 적은 이유는 장타력 때문이다.
특히 파4홀의 알바트로스는 파5홀의 알바트로스보다 더 드물다. 미국의 한 스포츠 통계학자는 홀인원이 나올 확률은 1만2,000분의 1, 알바트로스는 200만분의 1인 반면 파4홀에서 샷 하나로 홀을 마무리하는 알바트로스는 585만분의 1의 확률로 추산했다.
PGA투어 정식 대회에서도 파4홀 홀인원은 2001년 앤드루 매기(미국)가 피닉스오픈 첫날 스코츠데일 TPC 17번홀(길이 332야드)에서 기록한 것이 유일하다. 당시 매기가 친 티샷은 그대로 홀컵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린에서 퍼팅 준비를 하던 톰 바이럼(미국)의 퍼터를 맞고 홀로 들어갔다.
장하나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소 바람을 타고 날아갔는데 정말 멋진 샷이었다"며 "볼을 끝까지 보지 못했는데 주변에 있던 아버지가 '들어갔다!'라고 외쳐 (홀인원을) 알았다"고 말했다. 장하나의 홀인원은 이번이 개인 통산 여섯 번째이며 알바트로스는 두번째 기록이다. 장하나는 홀인원을 기록한 후 그린 위에서 홀을 향해 큰절을 올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장하나는 이 알바트로스에 힘입어 중간합계 7언더파 212타로 공동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김세영(23ㆍ미래에셋)은 이날 버디 6개와 더블보기 1개를 적어내 중간합계 11언더파 208타로 공동 선두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와 찰리 헐(잉글랜드)에게 1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전날 공동 8위였던 김효주(21ㆍ롯데)도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엮어 5언더파를 치며 김세영과 함께 공동 3위로 도약했다.
한편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지난달 29일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허리 부상 때문에 경기를 포기했다. 그는 이날 버디를 4개 잡았으나, 보기는 7개, 더블보기는 2개나 기록해 7오버파 80타로 108명의 참가자 중 최하위의 성적을 남긴 뒤 기권을 결정했다. 박인비는 다음 대회인 코츠 챔피언십(2월3∼6일)과 호주여자오픈(2월18∼21일)에는 출전하지 않고 혼다 LPGA 타일랜드(2월25∼28일)에 나설 예정이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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