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1명이 센터 1개씩 맡아
유휴공간에 주민 공유공간 조성

지난 연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주민센터는 창고로 쓰던 2층을 주민을 위한 카페와 테라스로 새롭게 단장했다. 3층에는 회의 장소이자 주말에 영화 상영도 할 수 있는 ‘미래창작소’가 들어섰다. 운영 중인 교육 프로그램도 ‘네일 아트교실’ 등을 추가하며 다양화했다.
과거 동사무소로 불리던 동주민센터가 무한 변신 중이다. 동주민센터는 행정과 민원업무 공간에 국한됐던 데서 벗어나 주민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동체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시가 도입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의 효과로, 시는 13개구 74개동 주민센터 공간을 개선한 데 이어 올해 7월까지 202개 동주민센터를 추가로 개편한다고 31일 밝혔다.
동주민센터 공간 재편 방식은 지난해 우수사례로 선정된 공간 개선 작업을 기준으로 삼는다. 시는 이를 토대로 공간 개선 가이드라인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늘 열려있는 주민 공유공간을 마련하거나, 마을ㆍ복지기능 강화에 따른 업무공간과 상담공간을 재배치하는 것, 또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예산ㆍ공간 활용, 사용자 편의 중심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그리고 주민과 건축가의 협업을 통한 공간 개선 등이다. 무엇보다 공간 개선의 핵심은 복지 기능이 강화되고 센터별로 사회복지직 5∼6명, 방문간호사 1∼2명이 늘어나는 상황에 따라 업무공간을 조정하고 활용도가 낮은 유휴공간에 주민 공유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예컨대 밤이면 ‘독산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민원데스크 위에 스크린을 내려 민원실 바깥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한 금천구 독산3동 주민센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성동구 송정동 동주민센터 역시 민원실과 대기실을 구분해 근무시간이 끝나면 민원창구를 닫고 공연을 상연하거나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했다. 성동구 응봉동은 활용도가 낮은 유휴공간을 주민 공유공간으로 개선한 사례다. 직원식당을 주민카페로 바꿨다.
동주민센터 공간 개선에는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와 공공건축가 50여명 등 200여명이 동시에 참여해 건축가 1명이 센터 1개를 전담한다. 건축가는 지역주민의 의견수렴 과정부터 공간재배치를 위한 기획, 설계,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 참여한다.
시는 1일 서울시청에서 13개 자치구, 건축가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함께하는 협약’을 체결한다. 강태웅 행정국장은 “건축가와 행정의 협업을 통해 민간 전문가의 사회 참여가 촉진되고 이를 토대로 ‘찾아가는 복지, 주민참여 활성화’ 거점이라는 새로운 동주민센터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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