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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전사고 사망 OECD 최고' 오명 벗는 원년

입력
2016.01.3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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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인천의 한 마사지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손님과 종업원 등 총 3명이 숨졌다. 불이 나면 119에 신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지만, 당시 업소에 있던 사람들은 시커먼 연기와 뜨거운 불길에 당황한 나머지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간 정부가 펼친 안전정책이 국민들에게 충분히 체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거창한 정책을 내놔도 정작 국민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책으로서 가치가 없는 것이다.

국민안전처는 지난해 ‘안전혁신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범정부적으로 중장기적 안전관리를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7개의 특수구조대를 발족해 전국에 분산 배치했고 ‘지역안전지수’를 발표해 안전관리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화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안전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직접 몸으로 느끼기에 지난 1년은 너무 짧았다.

지난해가 안전관리를 위한 ‘준비의 해’였다면, 올해는 혁신의 성과를 국민들이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천의 해’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안전사고 사망자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점을 감안해, 안전처는 올해 절박한 심정으로 안전사고 사망자수 감축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 정책의 실효성을 지금보다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올해는 안전혁신마스터플랜의 철저한 이행과 안전예산 사전협의제도의 내실 있는 운영, 또한 재난관리 책임기관에 대한 실태 평가 및 결과 공개를 실천하겠다. 특히, 어린이는 미래 주인공으로서 안전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도록 해야 할 책임이 어른들에게 있다. 따라서 어린이 보호구역 내 어린이 사망자 제로화,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안전체험교육 확대와 같은 ‘어린이 안전 종합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안전사고 사망자 수를 2014년도 10만명 당 2.9명에서 2017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2.0명까지 줄여 나갈 계획이다. 또 구조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소방과 해경의 특수구조대가 임무를 완벽히 수행할 수 있도록 우선 구조경험이 많고,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현장일선에 전진 배치할 계획이다. 노후장비 현대화 과정에서 헬기와 함정 등 특수장비도 연차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다.

업무 추진 시 핵심은 현장이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다음 해법을 찾는다’는‘문견이정(聞見而定)’의 생각으로 대형사고 발생가능성이 높은 교량, 터널, 요양병원 등 국민안전과 밀접한 21개 시설에 대해 부처별 안전관리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표본점검을 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국가안전 대진단이 대상과 시행범위를 늘리는 데 무게를 뒀다면 올해는 안전기준이 없거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사각지대 및 위험시설을 대상으로 중점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민들이 제보한 안전신고 내용도 점검 대상에 포함시키고 민간의 참여 역시 확대한다.

생활 속 안전을 지키는 문화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안전 정책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기업, 비정부기구(NGO) 등 민간부분의 참여와 협조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안전처는 국민들이 안전실천을 생활화하도록 영ㆍ유아기에서 노년기 동안 지켜야 할 안전수칙인 ‘생애주기별 안전지도’를 마련하고 재난안전 체험시설도 권역 별로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난분야별 맞춤형 안전교육콘텐츠를 제작 및 보급하고 체계적인 교육도 실시할 생각이다. 지난해 2월 6일 보급 이후 이미 84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된 안전신문고 앱의 접근성을 더욱 향상시켜 국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안전신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국민 스스로가 자신의 안전을 지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에게 재난안전 정책과 비상시 행동요령을 널리 알리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이란 2016년 안전처의 정책목표는 부처 스스로의 제도 혁신과, 현장 대응 중심 업무 문화 조성,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어우러진다면 머지 않아 현실화 될 것이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박인용 안전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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