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숙적’ 일본에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을 놓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레퀴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대회 결승전에서 2-0으로 앞서가다 후반에 내리 3골을 내주며 2-3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일본과 올림픽 대표팀 간 경기에서 최근 2연승 뒤 패배를 당하며 6승4무5패를 기록했다. 더불어 올림픽 최종예선 무패행진도 34경기(25승9무)에서 멈췄다.
한국은 지난 27일 2위 자리를 확보해 2016 리우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신태용호는 대회 정상 자리까지 노렸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했다.
후반 들어 급격히 흔들린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 2-0으로 앞서가던 한국은 불과 1분 사이에 두골을 헌납하며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역전골까지 내줬다.
자존심이 걸린 한일전에서 패해 오점을 남겼다. 25년간 이어온 올림픽 최종예선 무패기록도 깨졌다. 한국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최종예선 일본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34경기(25승9무) 동안 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록의 출발점이었던 일본에게 마침표를 허용했다.
이날 신태용호는 4-2-3-1 포메이션으로 일본 격파에 나섰다. 진성욱(인천)이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류승우(레버쿠젠), 문창진(포항), 권창훈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이창민(제주)와 박용우(서울)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를 조율하고 포백 라인은 심상민(서울)-송주훈(미토 홀리호크)-연제민(수원)-이슬찬(전남)이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성남)이 꼈다.
한국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 기회를 잡았다. 아크서클 부근에서 공을 잡은 진성욱이 부드럽게 돌아선 뒤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골키퍼가 처낸 공을 류승우가 왼발로 밀어넣어 골망을 갈랐으나 오프사이드로 무산됐다. 오프사이드 불운이 이어졌다. 6분 뒤에는 박용우가 수비 뒷공간으로 넘겨준 로빙 패스를 이창민이 지체 없이 받아넣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한국은 주도권을 확실히 잡고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20분 마침내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졌다. 심상민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진성욱이 머리로 떨어뜨렸다. 기다리고 있던 권창훈이 때린 발리킥이 이와나미 다쿠야의 무릎을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일본은 한국의 파상공세에 좀처럼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30분 야지마 신야의 크로스를 이와나미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반면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더욱 조였다. 전반 37분 이번에는 권창훈이 머리로 떨군 공이 진성욱에게 연결됐다. 페인팅 모션으로 수비수를 가뿐히 제친 진성욱은 골키퍼 정면에서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골찬스를 놓친 진성욱은 후반 시작과 함께 아쉬움을 털어냈다. 후반 2분 이창민이 오른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땅볼 슈팅으로 연결, 한국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한국의 기세가 더욱 올랐다. 후반 19분에는 심상민의 크로스를 이슬찬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윗그물을 때렸다.
하지만 한일전은 쉽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중반 고질적인 수비 집중력에 약점을 드러내며 연이어 골을 허용했다. 일본은 후반 22분 야지마 신야의 전진패스를 아사노 다쿠야가 오른발로 받아 넣으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불과 1분 뒤에는 야마나카 료스케의 크로스를 야지마가 머리로 받아 넣어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연이은 실점으로 주도권은 일본에게 넘어갔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33분 김현(제주)와 김승준(울산)을 동시에 투입하며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수비진의 집중력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후반 36분 박용우의 걷어내기 실수가 일본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연제민이 놓친 일본의 아사노가 1대1 찬스를 맞았고, 땅볼 슈팅으로 역전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막판까지 재동점골을 노렸지만 끝내 득점에 실패하며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과 이번 대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를 마친 신태용호는 3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