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선대위원장 적합” 띄우기도
친박계의 실질적 좌장역을 맡고 있는 최경환 의원이 TK(대구ㆍ경북)지역 새 판 짜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9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거론하며 심판론을 제기한 유승민 의원과 그의 측근들이 출사표를 던진 TK 지역에서 ‘진박’을 자처하며 도전한 6명의 예비후보들을 잇따라 지원할 예정이다. 이들 대부분은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을 지내거나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일 대구의 한 식당에 모여 지역 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공동행동을 하기로 했다.
우선 최 의원은 30일 대구 북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다음달 1일 곽상도(대구 중ㆍ남구) 전 청와대 민정수석, 2일 윤두현(대구 서구) 전 홍보수석, 3일 정종섭(대구 동구갑)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대구 달성) 전 국무조정실장의 개소식에도 잇따라 참석할 예정이다. 이재만(동구을) 전 대구 동구청장은 이미 개소식을 열었다.
현재 대구 민심은 매우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박연대’를 자처하는 이들이 비박계 현역 의원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관측이 일반적이었지만, 여권 핵심부에선 유승민 의원의 동구을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출마한 수성갑을 제외하면 대체로 친박계가 선전하고 있다는 판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만큼 대구에서 최 의원의 활약을 친박계는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친박계가 최근 4ㆍ13 총선에서 ‘최경환 역할론’을 띄우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은 “최 의원이 당 선거대책위원장에 적합하다”고 언급했고, 유기준 의원도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로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해왔고, 우리 당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분”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날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 “당직에 대한 제안도 없지만 설령 온다고 하더라도 저는 평의원으로 묵묵하게 당 화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할 뿐, 절대 다른 걸 맡고 그런 것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직을 맡는 것과는 무관하게 영남 지역에서 그의 행보 하나 하나가 여권의 공천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편 이날 당내에선 친박계가 김무성 대표를 끌어내리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도입하는 이른바 ‘비대위 거사설’이 나돌았으나 최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핵심 인사들은 “전혀 들은 바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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