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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의 악몽’을 되살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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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의 악몽’을 되살려주마

입력
2016.01.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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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8일 카타르 도하 카타르축구협회 훈련장에서 팀 훈련을 하고 있다. 4강전에서 카타르를 격파하며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 선수들은 30일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도하=뉴스1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8일 카타르 도하 카타르축구협회 훈련장에서 팀 훈련을 하고 있다. 4강전에서 카타르를 격파하며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 선수들은 30일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도하=뉴스1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질 축구 한ㆍ일전을 앞두고 23년 전 ‘도하의 기억’이 재조명 받고 있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한국축구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45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2016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2016 리우올림픽 출전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한일전은 자존심이 걸린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다. “무조건 이긴다”고 각오를 다진 한국은 23년을 거슬러 1993년 도하의 기적을 재현하길 꿈꾼다. 한국과 일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19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열린 곳이 공교롭게 카타르 도하였다.

당시 최종예선을 치르던 한국은 1승2무1패로 미국월드컵 본선 자력 진출이 어려웠다. 마지막 북한과 경기에서 2골 차 이상으로 이긴 다음 1위(2승1무1패)인 일본과 이라크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일본이 비기거나 패해야만 월드컵에 나갈 수 있었다. 일본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며 열도 전체가 흥분에 휩싸였다.

일본-이라크전 중계를 맡았던 테레비도쿄의 시청률이 48.1%로 사상 최고일 만큼 엄청난 국민적 기대가 쏟아졌던 그날 일본은 치욕으로 남을 역사적인 비극을 지켜보게 된다. 같은 시각 동시에 열린 경기에서 한국이 북한을 3-0으로 따돌린 반면 일본은 2-1로 앞선 경기 종료 10초 전 이라크에 극적인 헤딩골을 허용하며 다 잡았던 티켓을 놓쳤다. 아직도 회자되는 한국판 ‘도하의 기적’, 일본판 ‘도하의 악몽’ 이야기다.

일본은 이번 대회 4강전에서 23년 전 충격을 안겼던 이라크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를 두고 ‘도하의 환희’라는 표현을 쓴다. 이라크전 승리를 그때의 복수로 보고 있는 것이다.

내친 김에 한국까지 잡고 아시아 정상임을 확인하겠단 심산이다. 데구라모리 마코토(49) 일본 감독이 “어차피 마지막은 한국”이라며 “아시아 넘버원이 된다는 것만 생각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된다. 한국은 이럴 때일수록 강했다. 역대 한ㆍ일전에서 승리의 여신은 주로 한국 편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예선 때는 ‘한국은 종이호랑이’라고 비아냥거렸던 일본의 콧대를 1-0으로 꺾었다. 당시 한국팀을 이끌었던 김삼락 감독은 “일본은 앞으로 다시는 축구 할 생각 말고 그냥 야구나 해라”고 일침을 가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예선 한일전은 지금과 비슷했다. 두 팀 모두 이미 올림픽 티켓을 따며 나란히 결승에 올랐지만 패배를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회적으로 양국간 독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며 경기 시청률이 70.5%(지상파 TV 3사 공동 중계)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역시 한국이 2-1의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2012년 런던올림픽 3∼4위전 2-0 및 2014 인천아시안게임 8강전 1-0 승리 등 최근 2연승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일본 입장에선 기대가 큰 만큼 아픔도 컸던 게 사실이다. 중요한 경기는 한국이 거의 다 이겨왔다. 올림픽대표팀간 역대 전적 중 한국이 당한 4무4패(6승)는 모두 친선경기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 ‘도하의 기적’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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