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올해 연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과 반도체 수요가 모두 꺾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3조3,200억원, 영업이익 6조1,400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16.15% 증가했다. 그러나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전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16.92% 줄어 4분기 연속 상승했던 영업이익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문별로는 미국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를 맞아 가전 실적이 수직 상승했다. 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5배나 올랐다.
하지만 스마트폰, 반도체 등 나머지 사업부문의 하락폭이 컸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3조6,60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책임졌던 반도체는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줄어든 2조8,000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의 수요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급까지 늘어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3분기 원화 약세로 발생했던 약 8,000억원의 환율 효과가 사라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도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LCD 패널 판매량이 줄고 가격도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분의 1 수준인 3,000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휴대폰 부문도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4분기 휴대폰 영업이익은 2조2,300억원으로 3분기 내리 감소했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수요가 줄었고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판매량은 세계 1위를 유지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가 총 8,130만대로 1위를 유지했다고 이날 밝혔다.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은 매출 200조6,500억원, 영업이익 26조4,100억원으로 마감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 줄었으나 4년 연속 200조 달성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51% 증가했다.
문제는 올해 상황이 암울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전반적인 IT 수요 약세로 전년 수준의 실적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200조원 달성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 수요가 예전 같지 않아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공급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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