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부모들의 아동 학대가 잇따라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친엄마가 3살 난 딸을 학대 끝에 숨지게 한데 이어, 이번엔 20대 여성의 동거남이 동거녀의 3살 난 아들을 마구 때리는 등 학대 끝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28일 도쿄도내 오타(大田)구의 맨션에서 세살배기 니이 아야토(新井禮人)를 발로 차고 때리는 가혹행위 끝에 숨지게 한 나가토미 나오야(永富直也ㆍ20)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역시 20대인 니이의 친엄마가 27일 새벽 0시5분쯤 “아이가 열이 나고 의식이 없다”고 신고하면서 사건은 알려졌으며 니이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경찰에 따르면 니이는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얼굴과 온몸에 멍 자국이 가득했고 왼쪽 귀에서 피를 흘린 상태로 담요 위에 누워 있었다. 의료진은 머리를 세게 얻어맞아 생긴 외상성 경막하혈종을 사인으로 판명했다.
용의자인 나가토미는 아이 엄마와 동거남으로 폭력단테 조직원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나가토미는 25일 오후 8시반쯤부터 10시까지 무려 1시간 반 동안 아이를 구타했다. 칼을 방바닥에 꽂아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후 처음에는 맨손으로 따귀를 때리다가 발뒤꿈치로 머리를 내리찍는가 하면 하면 장난감을 넣는 유리상자에 볼링을 하듯 던져 넣기도 했다. 동거녀인 아이의 엄마가 용의자의 폭행을 제지하며 말렸지만 나가토미는 “당신이 응석을 받아줘 버릇이 없다”며 동거녀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경찰은 용의자로부터 “아이가 째려보는데 화가나 버릇을 가르치려고 때렸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아이의 친엄마는 경찰에서 “내가 아이를 귀여워하는데 대한 질투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폭행하는 동안 그는 웃고 있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대 동거 남녀는 지난해 6월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처음 만나 교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지난 12일에도 친엄마가 동거남과 함께 3살 난 딸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거나 목에 줄을 걸어 벽장에 가두는 등 학대 끝에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