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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와 클린턴 사이… 균형잡기 나선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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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와 클린턴 사이… 균형잡기 나선 오바마

입력
2016.01.2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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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백악관 초청해 45분 회동

출마선언 후 첫 만남에 관심 집중

‘親 클린턴’ 벗고 중립성 내보여

민주 경선 흥행 의도했다는 해석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버니 샌더스(가운데) 상원의원이 2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부인 제인 오미러와 함께 백악관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버니 샌더스(가운데) 상원의원이 2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부인 제인 오미러와 함께 백악관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인식되는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목전에 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유력 후보들 사이의 균형자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비판을 피함과 동시에 정권 재창출을 겨냥한 경선 흥행 노림수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유력한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만났다. 백악관 회동은 지난해 5월 샌더스 의원의 출마선언 이후 처음이자 아이오와 코커스를 불과 닷새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성사된 것이어서 워싱턴 정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샌더스 의원의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일방적으로 기울어 있지는 않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두 사람의 회동이 끝난 뒤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될지를 놓고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도 45분간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최대한 공명정대하려고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이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있다는 해석이 많았다. 특히 지난 25일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경험이 많아 집권 첫 날부터 국정운영을 잘 시작할 수 있을 사람”이라고 추켜세운 반면 샌더스 의원에 대해선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스타 정치인이지만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갤스턴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재임 중 추진했던 정책들이 차기 대통령이 될 공화당 후보나 심지어 민주당 후계자에 의해서도 허물어질 가능성을 경계할 것”이라며 “업무상 친밀도가 높았고 자신의 정책방향을 지지해온 클린턴 전 장관을 후계자로 여기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사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은 기후변화나 소수자 인권 등과 관련해선 오바마 대통령과 정치적 성향이 유사하지만, 경제정책에서는 한층 이상적인 주장을 펴 왔다. 그는 2010년 12월 오바마 대통령의 부자감세안에 반발해 상원에서 무려 8시간 30분 동안 비판연설을 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과 월가 금융개혁 등에 대해서도 날을 세워왔다.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회동을 의식적으로 기획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샌더스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와 테러 문제, 이란 핵 합의 등 외교현안에 대해 진전된 설명을 해줬다”고 전했는데, 이는 외교 문제에서 상대적 열세에 있는 그를 배려한 것일 수 있다. AF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샌더스 의원을 백악관으로 초청함으로써 자신의 중립성을 공개적으로 내보였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흥행을 의도했다는 해석도 있다. 자신이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지지층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두 유력후보와 등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을 부추겼다는 점에서다. 더욱이 샌더스 의원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공화당과는 다르게 정책 대결 양상이 분명해지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는 2008년 자신과 클린턴 전 장관이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흥행몰이를 했던 상황을 재연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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