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역대 최대치인 1,418마리 찾아
안정적인 서식 환경 조성이 주효
전남 순천만을 찾는 두루미 개체 수가 1996년 첫 관측 이래 20년 새 2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96년 11월 순천만에 두루미류 70여마리가 첫 관찰된 후 1999년 80마리, 2004년 202마리, 2009년 350마리, 2012년 693마리, 2014년 1,005마리에 이어 2016년 1,432마리가 도래하면서 관찰 첫해에 비해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는 올해 1,418마리가 관찰되면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겨울 철새인 흑두루미는 해마다 10월 말경 순천만을 찾아와 6개월간 월동하고 이듬해 3월경 떠난다. 전 세계 개체 수는 1만여마리로 추정되며 최대 월동지는 일본 규슈의 이즈미시다.
국내에서는 순천만을 비롯한 충남 서산 천수만과 부산 낙동강 하구언, 구미 해평습지 등에서도 볼 수 있지만 개체 수는 순천만에 미치지 못한다. 흑두루미의 국내 중간 기착지는 천수만으로 올해 3,000여마리가 천수만을 찾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겨울을 나는 개체 수는 400여마리에 불과하다.
과거 낙동강과 구미 해평습지 등지에서도 많은 개체 수가 월동했지만 자연환경의 변화로 개체 수가 줄며 안정적인 서식지와 먹이 처를 찾아 순천만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순천만습지 철새의 안정적인 서식환경 제공을 위해 주민과 협력해 흑두루미 영농단 운영, 벼 조기 수확, 생물다양성관리계약 사업, 철새지킴이제도 등의 꾸준한 운영도 개체 수 증가에 도움이 됐다.
순천시 관계자는 “순천만과 연계한 내륙습지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순천만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고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로 보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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