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배기 아이가 공포심을 느낄 수 있는 휴대폰 영상을 보여준 행위도 정서적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형사 1단독(부장 박정길)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강원 춘천시의 한 어린이 집 보육교사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2월 16일 오후 1시 24분쯤 낮잠을 자지 않는 B(3)군 옆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집어 던진 뒤 도깨비 영상을 강제로 보게 해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피해아동은 A씨가 휴대폰을 보여주려 하자 다리를 떨며 거부반응을 보였다. 이후 불안감과 두려움을 호소해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다. 보육교사 A씨는 법정에서 “무서운 영상을 보여준 사실이 없고, 오히려 아이가 종종 사소한 것에 놀라 팔과 다리를 떨면서 우는 기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의 휴대폰에 도깨비 어플이 설치돼 있고, 피해 아동의 반응과 행동으로 볼 때 피고인이 문제의 영상이나 사진을 최소한 한 차례 이상 보여줘 위협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B군에 대한 피고인의 행위는 신체적, 정서적,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어린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대 범죄로서 그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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