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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현대차 앞마당에서 잔치 벌이는 르노삼성

입력
2016.01.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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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13일 공개한 'SM6'. 르노삼성 제공/그림 2올 뉴 K7 외관/2016-01-11(한국일보)
르노삼성자동차가 13일 공개한 'SM6'. 르노삼성 제공/그림 2올 뉴 K7 외관/2016-01-11(한국일보)

“현대기아자동차는 왜 매번 우리 행사 때마다 행사를 잡아 잔치를 망친답니까?”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다음달 2일로 신차 ‘SM6’ 미디어 시승회 날짜를 정한 뒤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르노삼성이 기자들에게 행사 날짜를 통보한 지 이틀 뒤인 27일 기아차는 ‘K7’ 시승을 르노삼성과 같은 날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작년 8월 27일 서울 남산 제이그랜하우스에서 개최한 ‘SM7 LPe’ 기자 간담회 때도 기아차와 겹쳤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렌터카, 택시 등 가스차 시장을 노리고 야심차게 신차를 내놓는 날 기아차는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신형 스포티지 출시 전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르노삼성의 행사 시간이 오전 11시, 기아차 행사가 오전 10시로 1시간 차이가 나긴 했지만 거리가 멀어 두 행사에 다 참석하기는 불가능했죠. 자동차 담당기자가 한 명인 매체는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또 지면 사정상 두 기사 중 하나는 작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죠. 르노삼성 관계자는 “우리가 18일 기자들에게 행사를 공지한 지 이틀 후(20일) 기아차가 기자들에게 공문을 돌렸다”면서 행사를 망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르노삼성의 기분이 좋을 리 없었습니다. 당시 박동훈 르노삼성 부사장은 크기를 줄여 트렁크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도넛형 가스탱크에 대해 “현대기아차도 수출 모델에는 넣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안 달아도 잘 팔리니 방치한 거 아니냐”면서 각오한 듯 현대기아차를 비난했습니다.

두 회사의 악연은 뿌리가 깊습니다. 2008년 1월 3일 르노삼성은 ‘SM7’ 부분변경 모델 공개행사를 마련했는데 기아차도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 신차를 발표했습니다. 앞서 2007년 말 르노삼성이 ‘QM5’ 시승행사를 개최하는 날에는 기아차가 중국에서 제2공장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참석하는 행사여서 언론의 관심이 온통 기아차로 쏠렸습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우리도 미리 계획한 행사들인데 공교롭게 겹치는 것뿐”이라며 르노삼성이 제기한 의도성을 부인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르노삼성이 다음달 2일 ‘SM6’ 설명회와 시승 출발 장소를 현대기아차 보란 듯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50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은 aT센터로 잡은 점입니다. 르노삼성은 “용인 에버랜드를 거쳐 자사 연구소가 있는 기흥까지 시승을 하는데 aT센터가 최적의 출발 장소였다”는 입장이지만 경쟁사 앞마당에서 잔치를 벌이는 모양새가 돼 버렸습니다.

이날 르노삼성은 오후 1시 aT센터에서, 기아차는 30분 빠른 낮 12시30분에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각각 미디어 시승회를 시작합니다. 르노삼성 ‘SM6’와 기아차 ‘K7’의 대결이 펼쳐지는 거죠. 국민들에게 차의 장단점을 알리는 게 미디어 시승의 취지라고 볼 때 이런 대결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모쪼록 앞으로는 이런 소모적인 갈등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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