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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산정 기준 바꿨지만… 여전히 욕먹는 국가장학금

입력
2016.01.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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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접수한 2016년도 1학기 국가장학금 선정 결과가 21일 발표되기 시작하면서 잡음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제도 허점을 이용한 장학금 부정 수급 사례가 공개돼 논란에 불을 질렀다. 게다가 지난해 달라진 한국장학재단의 소득분위 산정 기준이 새롭게 적용되는 바람에 장학금 액수가 줄어든 대학생들의 원성이 이만저만 아니다. 교육전문가들은 소득분위 상대평가 등 애초부터 제도에 한계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국가장학금 부정 수급 사례 공개에 분노 빗발

26일 페이스북의 한 대학 페이지에는 “부모님은 월소득이 1,000만원 이상이지만 자택과 자동차는 물론 소득까지 명의를 숨겨놔 학교와 국가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다”는 익명의 글이 게시 됐다. 다른 학생도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닌 부자지만 부모님이 차명 소유, 불법 탈세를 하고 있는지 시험 삼아 국가장학금을 신청해 보니 (10개 소득분위 중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6분위가 나오더라”라고 올렸다. 그러자 당장 “우리집은 월 90만원을 버는 기초수급대상인데 우리 같은 가난한 사람이 받아야 할 장학금을 빼앗아갔다” 등 분노의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해외에서 고교 졸업 후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입학한 박모(19)씨도 27일 “온 가족이 해외에서 오래 체류하다 한국 대학에 들어온 경우 부모님의 재산은 해외에 그대로 남아 있어 (가장 혜택이 많은) 소득분위 1분위로 나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이런 친구들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 제도에 구멍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장학금 산정 결과가 발표되면서 대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격해지고 있다.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패스트푸드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등록금을 벌고 있다는 대학생 김모(20)씨는 얼마 전 발표된 국가장학금 소득분위 산정 결과를 보고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지난해에는 소득 10개 분위 중 3분위에 해당돼 연간 400여 만원의 국가장학금을 받았지만 올해는 소득분위가 2단계 오르면서 160만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재단에 문의했더니 지은 지 20년 된 연립주택인 우리 집이 실거래가보다 2억원이나 더 비싼 2억8,000만원으로 계산됐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소득분위 상대 평가가 근본적 제도 허점

이런 혼란에 대해 한국장학재단은 지난해부터 달라진 소득산정 기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래 건강보험료를 소득 기준으로 삼았던 재단은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정보 데이터베이스로 기준을 확장하면서 주택, 자동차는 물론 보험 등 금용자산까지 소득 산정에 반영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금융자산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자신이나 부모의 자산 변동 사항을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는 매 학기마다 전체 장학금 신청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상대적으로 소득분위를 구분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들의 경제적 수준을 절대적 기준으로 구분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자신이 받을 장학금 액수를 예측할 수 없고 경제적 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원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현재는 장학재단이 자체적인 시스템으로 부정 수급자를 찾아내 개선을 요구할 권한조차 없다”며 “근본적으로는 등록금 자체가 내려가야겠지만 학생들은 새로 도입된 이의신청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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