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올 뉴(All new) K7’이 출시됐다. 2009년 등장 이후 7년 만에 완전변경된 2세대 모델이다. ‘뉴(new)’가 아닌 ‘올 뉴’가 붙은 만큼 많은 부분이 달라졌고, 그 중에서도 다섯 가지가 눈길을 끈다.
전륜 8단 자동변속기
가장 큰 특징은 국산차 최초로 적용된 전륜 8단 자동변속기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전륜 8단을 독자 생산하는 업체는 현대ㆍ기아차가 유일하다. 변속기 전문기업을 포함해도 일본 아이신과 독일 ZF에 이어 세 번째 개발이다.
변속기 단수가 늘어나면 변속이 부드러워진다. 기어비가 촘촘해져 저단에서 힘이 좋아지고, 고단에서는 연비 향상과 정숙한 주행에 유리하다. 그런데도 변속기 무게는 1세대 K7에 적용된 6단에 비해 3.5㎏ 줄었다.
음각 라디에이터 그릴
라디에이터 그릴은 일명 ‘호랑이 코’ 형태를 유지했지만 약간 안으로 들어간 형태(음각)로 변형됐다. 소재도 이전 그물망에서 세로 바로 바뀌었다. 음각 그릴은 현대ㆍ기아차 전 모델 중 처음이다. 음각이라고 해서 기능적인 차이는 없다. 이달 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볼보자동차가 선보인 플래그십 세단 ‘S90’의 그릴도 K7처럼 음각이다.
‘Z’가 새겨진 램프
전면 LED 주간 주행등(포지셔닝 램프 겸용)을 들여다 보면 선명한 알파벳 Z가 파란색으로 빛난다. 후면의 제동등에도 Z가 들어가 있지만 빨간 색이다.
앞뒤 램프에 알파벳을 형상화한 것은 흔치 않은 시도다. 이유가 궁금해 기아차 측에 문의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어떤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니고 독특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위해서 넣었다.”
크렐(KRELL) 사운드 시스템
마니아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미국의 최상급 오디오 브랜드 ‘크렐’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국산차 최초로 들어갔다. 12개의 스피커에 고성능 외장 앰프가 입체 사운드를 제공한다. 기아차는 “다이나믹 사운드 복원 기술로 음원을 원음에 가깝게 재구성, 실제 연주 같은 소리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보다 넓어진 실내
신형 K7의 전장(4,970㎜)은 이전과 차이가 없지만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가 10㎜, 전폭이 20㎜ 늘었다. 겨우 10, 20㎜ 차이지만 차 안에서 느끼는 공간감은 꽤 크다. 여기에 운전석 높이도 10㎜ 낮아지며 헤드룸 역시 약간 넓어졌다.
신형 K7은 사전계약을 시작한 이달 12일부터 2주간 약 7,500대가 계약됐다. 가격이3,090만원(LPG차 제외)부터인 준대형 세단치고는 쾌조의 스타트다. 삼성그룹 신규 임원들이 가장 많이 점 찍은 차로도 알려지며 분위기를 타고 있다.
국내 준대형 세단의 지존은 2011년 출시된 현대차의 그랜저다. 기아차는 토요타의 아발론을 경쟁차로 거론했지만 진짜 넘어야 할 산도 그랜저다. 당장은 노후한 그랜저보다 K7의 경쟁력이 앞서지만 올해 하반기에 완전변경된 그랜저가 돌아온다. 같은 듯 다른 형제 모델 K7과 그랜저의 진정한 승부는 그때부터 시작이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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