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창단 22주년을 맞은 전북 현대는 미래 100년을 바라보는 축구클럽이다.
전북은 ▶K리그 우승(성적) ▶클럽하우스 준공(인프라) ▶유소년시스템 구축 등을 골자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10년간의 1차 마스터플랜을 성공리에 마치고 올해부터는 5년 주기의 '비전 2020'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핵심은 '자생력'으로 모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구단 스스로 재정 자립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무작정 씀씀이를 줄이겠다는 건 아니다. 전북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전지훈련에 동행한 이철근(63) 단장은 퇴보하지 않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현 수준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단장은 "100년을 바라보는 클럽이 돼야 한다"며 "예산만 줄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다양한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게 먼저다. 필요하다면 시즌 티켓 가격을 100만원까지도 염두에 두고 (팬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런트의 이런 운영 철학과 든든한 지원이 있기에 전북은 K리그 2연패가 가능했다. 나아가 올해는 K리그 3연패와 함께 전북의 '숙명'이 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동시 석권이라는 당찬 포부를 기필코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최강희(57) 감독 아래 똘똘 뭉친 선수단 분위기라면 허황된 목표는 아니다. 전훈에 돌입한 최 감독이 강조하는 3가지는 '실전, 근성, 육성'이다. 최 감독은 아부다비 전훈 초반부터 실전 위주의 스케줄을 짜고 강도 높은 훈련을 독려하고 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동계캠프를 차리고 이 기간 8차례 연습경기를 마련했다. 최대한 많은 경기로 컨디션과 경기감각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아직은 영입파와 신예들이 고루 섞인 선수 파악 단계여서 부분 전술과 조직력을 마음껏 가다듬을 수 없지만 전체 분위기상 실전을 통한 최강희식 '닥공(닥치고 공격)' 기조는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닥공을 위한 최 감독의 주문은 간단하다. 근성과 투쟁심이 최우선이다. 최근 치른 연습경기에서 '공격 앞으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좌우 풀백들을 향해 "실점해도 좋으니 과감히 전진하되 공간을 내주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최 감독은 지시했다. 이어 "항상 강하게 싸워야 한다. 얌전히 축구를 할 이유가 없다. 몸 싸움, 기 싸움부터 밀리지 말라"고 다그쳤다.
상대의 집중 표적이 된 전북은 그럴 수밖에 없다. 최 감독은 "우리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모두의 타깃이 됐다. 우리를 자극하려는 상대 도발을 두려워하면 손해다. 안전제일주의가 가장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번 전훈에서 최 감독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고민은 유망주 육성이다. 2013년부터 시행된 23세 이하 선수의 의무출전 규정 때문이다. 지난 시즌처럼 2016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은 23세 이하 선수를 2명 이상 출전 명단에 올린 뒤 1명을 반드시 선발 투입해야 한다.
유망주 발굴과 육성은 구단의 100년 대계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전북 관계자는 "유망주를 꾸준히 발굴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승패 부담이 없는 연습경기에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고 시즌 개막에 대비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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