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경험할 것으로 예측됐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2016회계연도 1분기의 매출은 역대 분기별 매출 실적 중 가장 높았지만, 현 분기인 2016회계연도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13.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분기에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나는 데 그친 아이폰의 판매 증가율 둔화가 불안요소로 지적됐다.
애플은 26일 미국 나스닥 시장 마감 후 지난 분기인 2016회계연도 1분기(2015년 12월 26일 종료)의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759억 달러(91조1,000억원), 순이익은 184억 달러(22조1,000억원), 희석주당순이익은 3.28달러로 역대 최고였다. 그러나 지난 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1.7%, 순이익 증가율은 2.2%였다. 이는 애플의 매출과 순이익이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애플은 현 분기인 2016회계연도 2분기의 실적 전망치로 매출 500억∼530억 달러(60조∼64조 원)을 제시했다. 이 전망에 따르면 애플은 현 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기록한 매출 580억 달러(69조6,000억원)에 비해 8.6~13.8% 감소하게 된다. 아이팟이 막 출시된 2003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경험하는 매출 감소다.
저조한 실적 예측에는 특히 애플의 핵심상품인 아이폰의 판매증가율 둔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16회계연도 1분기에 아이폰 7,480만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2007년 첫 모델 발매 후 사상 최저 판매증가율이다. 2015회계연도 1분기 판매증가율은 46%였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분석가들을 인용해 새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 아이폰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팀 쿡 애플 CEO는 달러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이폰 판매량 감소의 원인이라고 봤다. 실제로 아이폰 판매 중 3분의 2는 해외에서 나오는데, 달러화 가치가 올랐기 때문에 몇몇 국가에서 아이폰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팀 쿡 CEO는 “전 세계에서 10억개의 애플 기기가 사용되고 있고 여전히 스마트폰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다”며 낙관적인 장기전망을 내놓았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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