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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공간-재능 나눠요.. '공유 아파트'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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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공간-재능 나눠요.. '공유 아파트' 뜬다

입력
2016.01.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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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셰어링 시스템 도입

단지내 공동텃밭, 캠핑장 조성

요리사 등 이웃이 마을 강의도

건설사 공유 마케팅 호응 높아

비수기에도 아파트 완판 성공

대우건설이 지난달 경남 거창군 지역에서 분양한 '거창 푸르지오'는 주민들끼리 자전거를 공유해 타는 ‘자전거 셰어링 시스템’과 입주 후 주민들끼리 친해질 기회를 만들어 주는 ‘단지별 웰컴파티’ 등 입주자 교류 프로그램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청약에 성공했다. 사진은 이 단지의 축제장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이 지난달 경남 거창군 지역에서 분양한 '거창 푸르지오'는 주민들끼리 자전거를 공유해 타는 ‘자전거 셰어링 시스템’과 입주 후 주민들끼리 친해질 기회를 만들어 주는 ‘단지별 웰컴파티’ 등 입주자 교류 프로그램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청약에 성공했다. 사진은 이 단지의 축제장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전체 주민의 30%가 외국인으로 구성돼 있는 서울 용산구 용산시티파크2단지 아파트는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단지 내에서 식사를 같이 하는 ‘브런치 데이’를 열고 있다. 외국인 입주민들은 강좌를 열어 영어 등 외국어를 주민들에게 가르쳐준다. 외국인과 한국인 주민 간 대화는 늘었고, 이곳은 분쟁이 거의 없는 단지가 됐다. 이 덕에 지난해 말 이곳은 서울시가 선정한 ‘공동체 우수 아파트’ 8개 단지 안에 포함됐다.

아파트에 ‘공유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아파트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만큼 개인주의가 강했던 주택이었다면 최근에는 ‘함께 사는 곳’으로 인식의 변화가 생기면서 나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공간공유(단지 내 벼룩시장, 캠핑장), 물건공유(자전거 셰어링), 정보공유(문화교실, 재능기부) 등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경남 거창군 지역에서 분양한 대우건설의 ‘거창 푸르지오’는 평균 경쟁률 1.94대 1로 전 주택형이 순위 내 마감했다. 분양 비수기임에도 이 단지가 ‘완판’에 성공한 것은 공유 마케팅을 내세운 게 컸다. 대우건설은 이웃과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거 이 단지에 적용했다. 주민들끼리 자전거를 공유해 타는 ‘자전거 셰어링 시스템’과 입주 후 주민들끼리 친해질 기회를 만들어 주는 ‘단지별 웰컴파티’ 등이 대표적이다.

주민끼리 공간을 공유하며 이웃의 정을 쌓는 곳도 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3동 ‘해운대 아이파크’는 최근 주민들로부터 의류와 가방, 신발, 장난감 등을 기증 받아 단지 내 벼룩시장을 열고 여기서 모인 100만원을 주민센터에 기탁했다. 울산 북구 신천동에 있는 ‘엠코타운’ 역시 가족친화마을을 표방하며 주기적으로 단지 안에서 벼룩시장과 영화 상영회 등을 열고 있다.

새 아파트는 지을 때부터 단지 내에 캠핑장과 텃밭 등 공유의 장을 포함시키고 있다. 지난해 GS건설은 경기도 평택에서 분양한 ‘자이더익스프레스’ 등에 캠핑장과 텃밭 등을 설치해 인기를 얻었다. 신구건설도 다음달 경북 경주시 천북지구에서 분양하는 '경주 휴엔하임 퍼스트' 단지 내에 캠핑장을 짓기로 했다.

월세 주택으로만 구성된 뉴스테이 단지에서는 정보 공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곳에서는 최근 재능기부자를 특별공급으로 받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됐다. 뉴스테이는 중산층을 겨냥한 임대주택으로 최장 8~10년을 이사 걱정 없이 한 곳에서 살 수 있는 게 장점. 이런 특성을 살려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재능기부자 특별공급’이다.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이 최초로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 입주자 모집(1,135가구) 때 20가구를 재능기부자로 받은 데 이어 이달 초 대림산업도 위례신도시 A2-14블록에 조성하는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의 입주자 360가구 중 18가구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뽑았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는 특별공급에서 평균 경쟁률 4.8대 1을 기록했고 계약도 100% 이루어졌다.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의 특별공급(평균 2.8대1)도 모두 계약까지 마쳤다.

이들 재능기부자들은 ▦외국어ㆍ요리 등 자격증이 있거나 경력이 있는 자 ▦음악 전공자 또는 국내외 콩쿠르 입상자 ▦국내외 문학상 수상자 등 일정 수준을 갖춘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입주 후 단지에서 공동체 프로그램에 투입돼 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옆집, 윗집, 아랫집 모두 오랫동안 보고 살 사람들이므로 자주 얼굴을 보고 친해질 기회를 만들어 주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유 문화는 점점 더 확산될 전망.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아파트는 여러 세대가 함께 살다 보니 층간 소음 등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 서로 알고 지내면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하게 되고 조율도 쉬워 진다”며 “또 단지 내 프로그램들은 무료 또는 적은 비용으로 이용이 가능해 금전적 측면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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