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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공천룰 전략… 하나같이 기승전‘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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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공천룰 전략… 하나같이 기승전‘대구’

입력
2016.01.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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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에서 당으로 복귀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25일 대구·경북 언론 간담회에서 “선거를 앞두고 인물 재배치는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김무성(왼쪽) 대표와 최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인사를 나눈 뒤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내각에서 당으로 복귀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은 25일 대구·경북 언론 간담회에서 “선거를 앞두고 인물 재배치는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김무성(왼쪽) 대표와 최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인사를 나눈 뒤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근 새누리당 친박계가 공천관리위원장에 이한구 의원을 단수후보로 미는 배경에 ‘대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비박(非朴)으로부터의 대구 탈환’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시그널이 담겼다는 것이다.

대구는 새누리당의 심장이기도 하지만 4ㆍ13 총선에서 여권 최고의 내부 격전지로도 꼽힌다.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거론하며 심판론을 제기한 유승민 의원과 그의 측근 현역 의원들의 지역에 ‘진박’을 자처하는 6명의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심판론’에도 대구 민심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편이다. 25일 보도된 한길리서치의 대구 동을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역인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은 48.6%로, 대항마로 나선 이재만 전 동구청장(27.7%)을 20.9%포인트 앞질렀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대구 진박 재배치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구 정가 관계자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진짜 진박 맞느냐’는 논란까지 일면서 눈에 띄게 선전하는 진박 후보가 없다”며 “그러니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진박연대’라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가 공천 룰을 적용하고 실무를 총괄할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하는 이한구 의원은 그런 대구의 정치 1번지 수성갑에서 4선을 한 중진의원이다.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알려졌던 이 의원은 평소 좌고우면하지 않는 ‘직진형’ 리더십을 갖춰 혼란스러운 대구 상황을 정리할 적임자라는 평이다. 여권 관계자는 “친박계의 이한구 카드에는 대구 사정을 잘 아는 이 의원이 공천 과정에서 대구를 살펴달라는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고 풀이했다.

비박계에선 친박계가 공천 룰과 관련해 내놓는 일련의 주장 역시 모두 ‘대구 사수’라는 목표와 연관되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친박계에는 대구 총선에서 유 의원을 비롯해 비박계 현역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 자체가 레임덕의 시작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친박계에서 인재영입 부진을 고리 삼아 끊임없이 김무성 대표를 흔드는 이유도 결국은 대구에서 전략공천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내각에서 돌아온 친박계 핵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25일 대구ㆍ경북 언론과 가진 간담회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선 유망한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데 이들에게 경선까지 하라고 하면 누가 오겠느냐”고 김 대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 역시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친박계가 공관위의 역할을 인재영입을 통한 단수추천 지역 확대까지 포함해 폭넓게 해석하는 배경을 두고도 비박계는 “사실상 전략공천이 아니면 대구의 현역 의원을 신진 진박 후보가 제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인다.

지금까지 청와대에 맞서는 모양새를 최대한 피해왔던 김 대표는 ‘이한구 카드’ 수용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명망 있는 법관 출신을 영입해 공관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에도 여당은 총선 때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안강민 전 대검 중수부장, 정홍원 전 총리 등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경우가 많았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의 고심이 깊다”고 전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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