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법정 감염병 지정 검토

소두증 유발 위험이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 대륙 대다수 국가로 확산되고 잇는 가운데, 25일 콜롬비아 쿠쿠타에 있는 에라스모 메오즈 대학교 병원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 임산부가 검진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를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에서 발생한 지카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함에 따라 해당 바이러스 감염증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는 숲모기에 의해 감염되며 발열ㆍ발진ㆍ눈 충혈 등의 증상이 3~7일 정도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임신부가 감염되면 신생아의 머리가 선천적으로 작은 ‘소두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국내 법정 감염병은 콜레라, 장티푸스 등 79종이다.

질본 관계자는 “현재까지 국내 발생 및 해외 유입 사례는 없다”면서도 “매개체인 모기가 활동하지 않는 시기여서 국내 전파 가능성은 낮지만 신속한 대응을 위해 법정감염병 지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되면 병원의 신고ㆍ감시 등이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현지시간)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 대륙 대다수 국가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WHO는 성명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이미 남미를 중심으로 미주 21개 국가에 전파됐다”면서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모기가 캐나다와 칠레를 제외한 미주대륙 전체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