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화물선 등 대중 경쟁력 격차
최근 8년새 최대 7분의 1 수준으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중국명 징둥팡ㆍ京東方)의 지난해 TV패널 공급량은 3,500만대로 전년도보다 148% 급증하며 전 세계 4위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가 5,500만대로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공급량 증가폭만 놓고 보면 LG디스플레이(6.4% 증가), 삼성디스플레이(3위ㆍ8% 감소)와 비교하기 힘든 성장세다. 업계에서는 2012년 매출 기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디스플레이 생산국이 된 중국이 2018년에는 1위인 한국도 추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법인에 근무했던 업계 한 관계자는 “LCD 패널은 최근 2,3년 사이 중국과 기술격차가 급격히 줄어 현재는 사실상 차이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속한 산업구조 고도화로 중국과 국내 주력 수출 상품의 경쟁력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한ㆍ중 경쟁력 분석 및 향후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ㆍ스테인레스강 등 국내 주력 수출품의 대중국 경쟁력 격차가 최근 8년새 많게는 7분의 1 수준으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산출한 현시비교우위지수(RCA)로 2005년과 2013년 전자ㆍ기계ㆍ석유화학ㆍ철강금속 등 국내 주력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중국과 비교한 결과다. RCA는 특정국가의 품목별 수출비중을 세계시장에서의 품목별 수출비중으로 나눈 수치로, 높을수록 수출시장에서 비교우위가 있다는 것이다.
철강금속산업 분야 스텐레스강의 경우 중국 대비 한국의 RCA는 2005년 15.16에서 2013년 2.02로 급감했고, 도금압연판은 같은 기간 10.74에서 2.30으로 줄었다. 국내 대표적 수출품목인 반도체 역시 2005년 4.47에서 2013년 2.12로 축소됐다. 노원종 한은 신흥경제팀 과장은 “중국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늘면서 국내 제품의 대중국 경쟁력이 낮아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국내 기술 수준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시간 역시 대폭 줄었다. 전자산업의 경우 2008년 3.4년에서 2014년 1.8년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3.5년→1.8년), 스마트 자동차(5.4년→2.9년), 디스플레이(4.2년→2.9년), 수소에너지(3.7년→0.3년) 등 대부분 분야에서 격차가 축소됐다. 노 과장은 “4대 주력 수출산업에 의존하는 대중국 무역구조를 문화콘텐츠 등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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