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업계에 ‘사’(士)자 영업맨이 등장했다.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더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대신증권은 22일 전문직 PB(프라이빗 뱅커) 10명을 채용했다고 26일 밝혔다. 변호사 3명, 회계사 4명, 세무사 3명이다. 이들은 조만간 영업점에 배치돼 자산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그 동안 이런 전문직 인력들은 주로 본점에서 근무하면서 경영전략, 법무 자문 등 현장을 지원하는 일을 담당해왔다. 영업 일선에 나서 고객들을 맞는 PB로 변호사 등 전문직을 채용한 것은 업계에서 대신증권이 처음이다.
대신증권의 이 같은 파격 채용은 최근 증권업계가 영업 전략을 양분화시키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증권사들은 일반 고객층에 대해선 담당 인력을 줄이고 자동화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 대신 자산을 굴려주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다. 반면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기본적인 재테크 상담뿐 아니라 법률, 회계, 세무 등 종합적인 자문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들의 포화와도 무관치 않다. 본래 영역에서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영역으로 눈길을 돌리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변호사만 하더라도 해마다 시장에 2,000명씩 쏟아져 나오는 상태다. 이번 대신증권의 전문직 PB 채용도 로스쿨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