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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한우 파격할인’이 반갑지 않은 이유

입력
2016.01.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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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의 으뜸이라는 한우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습니다. 선물은커녕 제수용 소고기 장만에 나선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한우는 왜 '금값'이 된 걸까요.

ⓒ 게티이미지뱅크
ⓒ 게티이미지뱅크

한우 소비 늘리려다 수입소도 못먹는다?

지난 22일 기준 한우 1kg당 도매가격은 1만8,664원으로 최근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2012년 소고기 가격이 급락하자 정부가 한우 마릿수 감소정책을 실시하면서 꾸준히 가격이 오른 결과입니다. 명절 특수를 감안해도 공급부족에 수요증가까지 겹쳐 올해 한우값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는 게 농촌경제연구원이 25일 발표한 내용입니다.

한우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들의 지갑은 닫히고 있습니다. 농업관측센터가 소비자패널 61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29일부터 올해 1월4일까지 인터넷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우소비를 줄이겠다는 응답(21%)은 지난해보다 4%p 높아졌습니다. 수입소고기 구매를 줄이겠다는 응답도 41%로 전년에 비해 4%p 높아졌습니다. 응답 이유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득감소가 45.3%, 건강상의 이유가 36.5%로 나타났습니다.

대형유통업체들이 한우 할인전에 나서고 있지만, 높은 가격을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인배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트할인행사가 반갑지만 할인행사를 하게 되면 수요가 늘고 도매시장에선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적 소비진작책을 쓰면 장기적으론 대체재(수입육) 소비로 연결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인들의 '한우 사랑' 왜?

호주산, 미국산, 캐나다산…. 식당은 물론 가정에서도 수입 소고기를 찾는 게 일반화됐지만 한우는 안전성을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광우병에 대한 공포가 고조된 상황에서 소고기 주요 수출국에서 광우병 추정 소가 발견됐고, 소고기 시장 개방 초기부터 소비자들은 한우의 안전성에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했습니다.

한우의 인기는 마블링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생산 전략도 한몫 합니다. 마블링은 고기 사이에 든 지방질로,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육즙이 많이 나오게 해줍니다. 현행 등급제는 마블링의 정도에 따라 1++, 1+, 1, 2, 3의 다섯 개 등급으로 구분합니다. 최근 들어 마블링을 중심으로 한 현행 소고기 육질 등급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현행 등급제는 소의 건강이나 영양성분과는 관계 없이 지방을 많이 함유할수록 높은 등급을 매기고 있어서입니다.

마블링의 유무는 농가 소득과 직결됩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 도매가격 및 비육우 소득 추정 결과 1+등급과 1++등급 간 소득격차는 58만원이지만 3등급과 1++등급간에는 238만원 정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우의 경우 마블링을 위해 곡물사료를 먹이는데, 사료비는 축산물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농가는 마블링 위주 판정기준 때문에 소에게 곡물사료를 과다하게 먹이게 되고, 이는 생산비에 반영돼 한우 가격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반면 마블링 우선 사육방법에 따라 육량 등급(고기의 양에 따라 A~D단계로 나누는 등급제)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등급판정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전체 소의 C등급 판정비율이 18.9%에서 2014년엔 22.6%로 늘어났습니다. 지방이 늘어나면서 정작 먹을 수 있는 부위는 점점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한우의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결정적 이유이기도 합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 게티이미지뱅크

저등급 소고기를 맛있게 먹는 법

맛있는 소고기, 소비자의 입장에서 현명하게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한우의 등급이나 부위에 관계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숙성육'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숙성육은 도축한 고기를 얼리지 않은 상태로 일정기간 저온에 보관하는 것을 말하는데, 저온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은 분해되면서 육질이 연해지고 아미노산이 생성돼 감칠맛이 납니다.

박범영 농촌진흥청 축산물이용과장은 "일반 가정에선 냉장 소고기를 썰지 않고 덩어리째 진공포장 상태로 구입, 2℃의 김치냉장고에 3~4주정도 보관하면 저등급의 고기도 부드러운 육질을 느낄 수 있다"며 "숙성육은 일정 온도를 유지해주는 게 중요하므로 통풍이 잘 되는 종이박스에 한 겹 덮어 보관하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구이용 부위뿐 아니라 탕과 불고기용 부위도 저등급 고기로 보다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박 과장은 "육질의 부드러움만 평가하자면 2등급이나 3등급 등심의 경우 4주 정도 숙성하면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며 "제수용으로 사용하는 양지의 경우 3주 이상 숙성하면 부드러운 육질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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