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영훈 9단
흑 강병권 4단
<장면 4> 강병권이 1, 3으로 우하귀 백 한 점을 잡은 건 선수다. 백이 당연히 12로 지켜야 한다. 그러나 박영훈은 4부터 11까지 상변과 우변에서 재빨리 선수 이득을 취한 다음에 비로소 12로 뒀다. 흑이 초반부터 전혀 서두르지 않고 두텁게 두고 있는 데 반해 백은 계속 발 빠르게 움직이며 착실히 실리를 벌어들이고 있다.
앞으로 중앙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 같다. 강병권이 13으로 중앙 경영을 시작했다. 백 대마에 대한 공격을 엿보면서 중앙에 두터움을 쌓으려는 생각이다. 14 때 15로 반발한 건 일단 기세다. 조금이라도 우측 백 대마에 영향을 끼치려는 뜻이다.
박영훈이 16으로 붙인 다음 17 때 18로 끊었다. 평소답지 않은 강수다. <참고1도> 1로 지키는 건 너무 고분고분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19 때 다음 수가 마땅치 않다. <참고2도> 1, 3으로 흑돌을 다 잡으려는 건 무리다. 4, 6을 선수한 다음 8로 젖히면 12까지 오히려 백돌이 잡힌다. 그래서 박영훈이 20을 먼저 뒀지만 21, 23으로 백 한 점이 차단돼서 중앙이 갑자기 시커멓게 흑의 세력권으로 변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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