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망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73ㆍ사진) 전 미국 뉴욕시장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며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 주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전 시장이 측근들에게 무소속 후보로 출마 계획을 짤 것을 지시했고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를 쓰겠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늦어도 3월 초까지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시장에 3번 당선됐고, 블룸버그통신을 세계적 미디어 그룹으로 키운 기업인인 블룸버그가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경우 민주, 공화, 무소속 3파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대선 방정식이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블룸버그는 나의 좋은 친구다"면서 "내가 그의 말을 이해한 바로는 만약 내가 대선후보 지명을 받지 못하면 자신이 출마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취지지만 나는 반드시 대선후보로 지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그가 대선에 합류하길 바란다"면서도 "블룸버그는 총기와 낙태 문제를 비롯해 많은 사안에서 나와 정반대의 입장에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민주당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억만장자인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고, 또 다른 억만장자인 블룸버그가 무소속 후보가 된다면 아주 흥미진진하고 볼만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내가 오랫동안 말해온 대로 이 나라가 민주주의에서 억만장자들이 정치를 통제하는 체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원래 민주당원이었으나 2001년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고, 2009년 3선 도전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한 바 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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