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4개월 된 의붓아들을 마구 때려 눈을 다치게 하고 팔을 부러뜨리는 등 장기간 학대한 계모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학대로 전치 18주의 상처를 입은 피해 아동은 한쪽 눈과 팔에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신상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유모(42)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방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유씨는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10차례에 걸쳐 두살 된 아들 A군을 손과 발, 철제 옷걸이, TV 리모콘 등으로 마구 때리고 학대해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유씨는 2014년 10월 A군의 아버지와 결혼한 뒤 어려운 가정형편, 고부간 갈등, 남편과의 불화 등으로 불만이 쌓인 상황에서 A군이 자주 울고 음식을 잘 씹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학대로 경막하출혈, 어깨에서 팔꿈치까지 이어지는 상완골 골절, 손가락 골절, 왼쪽 각막 찰과상, 오른쪽 망막 출혈 등 상처를 입고 18주간 병원 신세를 진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뇌손상에 따라 왼쪽 눈 실명 가능성이 있고 부러졌으나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팔에 운동장애가 올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만 2세의 어린 나이로 따뜻한 양육과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피해자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등 학대를 하고 중한 상해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심리적ㆍ육체적으로 아직 완성되지 못한 아동은 학대로 인해 성장과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아동학대가 학교와 사회, 가정 등에서 대물림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폐해가 크므로 우리 사회는 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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