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어디에 있어?'
어린 왕자가 말을 이었다.
'사막에서는 조금 외롭구나….'
그러자 말이 뱀이 말했다. '사람들 속에서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야.'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 나오는 이 문구는 25일 생애 첫 솔로 앨범을 내는 려욱의 쇼케이스 무대 한 켠을 장식했다. '어린왕자'는 앨범과 타이틀곡의 제목이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원작 소설에서도 흐르는 외로운 정서가 앨범 전체를 지배하는 컨셉트다.
려욱 역시 자신이 현재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 노래와 앨범 안에 솔직히 녹여내려고 애썼다. 2005년 데뷔해 11년째 슈퍼주니어 려욱으로 살아가고 있는 삶. 우리나라 셈법으로 서른 살이 된 인간 김려욱이 느끼는 외로움을 독백처럼 이어갔다.
려욱은 "나는 항상 외롭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일반인 친구가 많은 편이다. 그 친구들과 비교해 얻은 것도 많지만 소소한 것들을 놓치며 살아왔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가 생겨도 비밀이여야 하고 명동이나 사람 많은 곳에서 손잡고 걷지도 못한다. 그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나에겐 힘들 수 있었다."
진지한 표정을 짓던 려욱은 특유의 농담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고 내가 여자친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없어서 더 외롭더라. 다른 아이들은 거짓말하면서 몰래 만나기도 하는데 나는 정말 일만 했다."
수줍게 웃은 려욱은 외로운 마음을 더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밤에 샤워를 마칠 때 꼭 내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준다. 누가 안해주기 때문에 내 자신한테 위안을 주는 것이다. 아 정말 외롭다. 한편으로 팬들 덕에 그 외로움이 줄어들긴 하지만 새벽 3시쯤이 되면 참 많이 외롭다."
려욱의 이번 앨범에는 어머니께 바치는 노래 '품'이 여섯번째 트랙으로 수록됐다. 어릴 적 어머니 품에서 느꼈던 감정과 훌쩍 커버린 뒤 마주했을 때 깨닫게 되는 사랑을 그렸다. 무뚝뚝한 아들의 시선으로 담았다.
"그 외로운 감성 속에서 어머니에 대한 가사를 썼는데 정말 울면서 적었다. 노랫말의 초안은 더 처량했다. 그래도 외로움은 음악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서른 살이 되면서 생각도 많아진다. 군대를 다녀와서는 어떻게 할까 등 생각하는대로 살고 있긴 하지만 책임감이 더 생긴다."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솔로 앨범. 려욱은 이제 출발선에 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민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려욱은 "정말 오래오래, 꾸준히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며 "군에 다녀와서도 슈퍼주니어 활동도 하겠지만 노래하는 려욱, 국민 가수 려욱이 되도록 지치지 않고 무대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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