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영훈 9단
흑 강병권 4단
<장면 3> 연초에 명인전과 바둑왕전에서 벌어진 이세돌과 박정환의 ‘결승 8번기 대결’은 결국 이세돌의 승리로 끝났다. 우선 종합전적에서 4대3으로 앞섰고, 두 선수가 타이틀을 하나씩 나눠 가졌지만, 이세돌이 바둑왕을 내준 대신 훨씬 상금규모가 큰 명인을 차지했으므로 위기십결 가운데 한 항목인 ‘사소취대’(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에 성공한 셈이다. 한편 박정환도 8번기 도중 국수 타이틀을 방어해 2관왕이 됐으므로 새해 출발이 썩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모쪼록 새해에는 한국 바둑의 간판스타인 두 선수가 세계대회서도 나란히 좋은 성적을 거둬 바둑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를 기대한다.
흑1 때 2, 4로 나가 끊은 건 이런 형태서 항상 나오는 응수타진이다. <참고1도> 1로 백 한 점을 잡는 건 2, 4를 선수로 활용당해서 흑이 손해다. 실전처럼 5로 잇는 게 정수다.
하변에서 9부터 12까지 진행했을 때 강병권이 13으로 지킨 게 너무 침착했다. 백에게 <참고2도> 1, 3을 선수 당하는 게 싫어서 그랬겠지만, 지금은 좌변에 쳐들어가는 게 더 급했다. 반대로 백이 14, 16을 선수한 다음 18로 좌변까지 지켜서 대만족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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