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오 제주공항 운항 재개 결정
공항에 승객 한꺼번에 몰려 큰 혼잡
바닷길도 오후부터 운항 숨통 트여

제주섬이 고립된 지 사흘만에 하늘길과 바닷길 모두 열린다. 제주국제공항에 내려진 항공기 운항통제 조치가 25일 정오부터 해제됐다. 여객선들도 이날 오후부터 운항을 재개키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기상대와 협의를 거쳐 정오를 기준으로 제주공항에 돌풍경보와 대설주의보가 해제되고 활주로 상황도 정상화됨에 따라 항공기 운항 통제를 당초 이날 오후 8시보다 앞당겨 조기 해제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오후 5시 50분부터 활주로 운영이 중단된 지 42시간여만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제주공항 활주로와 유도로, 계류장 등에 대한 제설작업은 모두 완료했지만, 항공사의 항공기 준비와 탑승절차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항공기가 이륙이 가능한 시간은 오후 3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에서 탑승순서에 따라 대기 중인 승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며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큰 혼잡이 예상되기 때문에 자신이 탑승할 항공기 출발시간을 고려해 공항으로 가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예약 기준으로 8만9,000여명이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중복 예약이 많아 실제 대기자는 이보다는 적을 것으로 국토부는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수만명이 이르는 승객들이 한시라도 빨리 항공권을 구하기 위해 제주공항으로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항공기 운항 재개가 결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재 제주공항 항공사 카운터에는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제주공항 활주로에는 시간당 34대의 항공기가 이ㆍ착륙할 수 있고,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정상운영할 경우 출발기준으로 4만명 정도를 수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오후부터 공항운영이 재개되더라도 전체 체류객들을 모두 소화하는데는 이틀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에 한해 이례적으로 항공운항이 금지된 심야시간에도 항공기를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포ㆍ김해공항은 소음문제 등으로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항공기 이ㆍ착륙이 금지되어 있다.
국토부는 또 항공사들이 야간시간대 항공기를 투입키로 하며, 공항운영과 함께 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연장 운행할 방침이다.
항공사들은 정기편에는 기존 예약자를 우선 순위로 탑승시킨 후 남는 좌석에 대기자를, 임시편에는 23일부터 결항된 항공기의 승객들을 대기순서에 따라 좌석을 배정키로 했다.
제주 바닷길도 25일 오후부터 열린다.
해운조합 제주운항관리실과 여객선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전남 여수에서 여객선 한일골드스텔라호(1만5,000톤ㆍ여객 정원 820명)가 출항해 오후 1시 40분께 제주에 입항한다.
이날 오후 3시에는 제주-추자-완도로 가는 한일레드펄호(2,878톤ㆍ여객 정원 365명)가 가장 먼저 승객을 태우고 출항한다. 이어 오후 4시 50분에는 앞서 제주에 들어온 한일골드스텔라호가, 오후 5시에는 목포행 산타루치노호(2만4,000톤ㆍ여객 정원 1,425명)가 승객을 싣고 각각 제주를 출항할 예정이다.
제주 해상에는 지난 23일 오후 11시를 기해 풍랑경보가 발효되며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지만, 25일 오전 3시를 기해 제주 앞바다에 내려진 풍랑경보가 풍랑주의보로 대체됐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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