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폐쇄 사흘째 맞은 제주국제공항의 새벽 풍경
활주로 폐쇄 사흘째를 맞은 25일 제주국제공항에선 노숙을 택한 2,000여명의 체류객이 또다시 고된 하루를 시작했다. 체류객들은 공항 대합실에서 박스나 모포 등을 깔고 잠을 청하거나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자는 등 불편을 겪었다. 노숙이 장기화되자 일부 체류객들은 양말이나 옷가지를 화장실에서 세탁해 공항 내부 곳곳에 걸어놓기도 했다.
특히 밤사이 공항엔 여행용 텐트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텐트를 치고 잠을 청한 박모(42·인천)씨는 “이 텐트를 공항에서 쓰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상황은 몹시 좋지 않지만 다른 체류객보다 사정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틀 전 서우봉 해변에서 야영을 했다는 박씨는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에겐 미안한 마음도 크다”며 “하루빨리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지역은 지난 23일부터 폭설과 강풍으로 하늘길, 뱃길이 전면 중단돼 고립된 상태다. 25일 오전에도 폭설이 쏟아지며 제주시내 교통마저 마비된 상태다.
제주=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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