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지난해 해외 투자가 전년(957억달러)보다 16% 늘어나, 사상 최대인 1,110억달러(약 20조원)를 기록했다.
25일 미국기업연구소(AEI)에 따르면 2005∼2015년 투자 누적액은 6,830억달러(124조원)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이 IBM의 개인용 컴퓨터 부문을 인수한 2005년 이후 중국의 해외 투자는 10년만에 11배로 늘어났다. 중국 기업은 지난해에도 국영화학업체 켐차이나(CNCC)가 이탈리아 타이어업체 피렐리를 인수했다.
이는 중국의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거품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가 고평가인 점을 이용해 1980년대의 일본 기업들처럼 내실 있는 외국의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중국이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는 미국으로 금액은 200억달러가 넘었으며 호주는 100억달러 이상으로 2위였다. 그밖에 이탈리아와 말레이시아, 영국 순이었다. 2005년 이후 투자 누적액(채권 제외)에서도 미국은 998억달러로 1위였으며 호주가 787억달러로 다음이었다. 이어 캐나다(435억달러), 브라질(331억달러), 영국(313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민간기업은 2005년 이후 투자의 15%를 차지했다. 2005∼2009년만 해도 민간기업의 비중은 2% 미만이었지만 이후 급증하고 있다.
투자 뿐 아니라 해외 건설 계약도 많이 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국영기업들이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나라는 40개국이 넘는다. 건설은 외교정책의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건설계약은 2005∼2015년 누적금액이 5,299억달러(96조원)였다. 주로 개발도상국이나 산유국에 집중되고 있다. 2005년 이후 나이지리아가 270억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파키스탄이 237억달러로 2위였다. 이후 사우디(209억달러), 인도네시아(206억달러), 베네수엘라(202억달러) 등의 순이다.
분야별로는 투자 누적액에서 에너지ㆍ전력(2,746억달러), 금속(1,215억달러), 부동산(693억달러), 금융(568억달러), 운수(497억달러), IT(339억달러) 순이었다. 한때 에너지와 금속 자원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으나 공급 과잉 때문에 지난해 에너지 투자는 줄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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